[기획] "심심한 맛에 중독된다"... 탄산음료 시장 '제로' 열풍
[기획] "심심한 맛에 중독된다"... 탄산음료 시장 '제로' 열풍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2.05.2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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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관리를 하면서도 맛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무설탕, 무알코올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설탕을 넣지 않은 무가당·저칼로리 음료가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가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탄산 음료 위주였던 '제로 식품' 시장을 이번에 과자 시장으로 확대한 것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9월 '제로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며 2종의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시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제로' 브랜드를 전격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제로' 제품은 총 5종이다. 과자류인 '제로 초콜릿칩쿠키' '제로 후르츠 젤리' '제로 카카오 케이크', 빙과류인 '제로 아이스콜라' '제로 아이스초코바'가 있다.

이들 제품은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과 말티톨을 사용했다. 특히 '제로 후르츠젤리'와 '제로 아이스콜라'는 칼로리가 일반 제품에 비해 각각 25%, 30% 가량 낮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대체 감미료를 사용한다고 해서 맛이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맛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프리미엄 논알코올(무알코올) 음료 '호가든 제로'를 출시한다. 제품은 논알코올 음료지만 호가든 밀맥주 특유의 부드럽고 풍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호가든 제로는 호가든 밀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해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치고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했다. 도수는 0.05% 이하다. 호가든 제로는 500㎖ 캔 제품으로 대형마트 및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호가든 브랜드 매니저는 "최근 건강을 생각하며 논알코올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프리미엄 논알코올 음료 호가든 제로를 출시했다"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칼로리를 덜어낸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 3종을 출시하고, 1700억원 규모의 과일향 탄산음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탐스 제로'는 제품 개발 전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호도가 높은 과일을 선택해 1년이 넘는 준비 과정을 거쳐 출시된 제품이다. '오렌지향' '레몬향' '사과·키위향' 3가지 맛으로 나왔다. 또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로 칼로리로 출시됐으며, 주요 타깃인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춰 탄산가스 볼륨을 높여 톡 쏘는 청량감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월 선보인 '칠성사이다 제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을 견인한 만큼 이번 '탐스 제로' 출시로 과일향 탄산 음료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브랜드 콜라 제로'와 '브랜드 사이다 제로'는 칼로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탄산음료다. '브랜드 콜라 제로'와 '브랜드 사이다 제로'는 기존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 고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보다 가벼운 목넘김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무설탕, 제로 칼로리(0 Kcal)로 개발됐다.

편의점 GS25는 무설탕, 천연 재료로 만들어 호주에서 건강음료로 인정받고 있는 프리미엄 음료 ‘페이머스소다’를 국내 독점으로 선보였다. 페이머스소다는 마셔도 전혀 부담 없는 건강 지향 프리미엄 탄산음료다. 실제 페이머스소다는 무설탕, 무첨가물, 무방부제, 천연 재료로 만들었으며 열량도 8칼로리에 불과하다.

제로 제품이 '매출 효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제로슈거 두 가지 무설탕 탄산음료의 매출이 전년 대비 875억 원 증가하면서 전체 연간 탄산음료 판매 증가율(10.3%)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연 매출 증가액(547억 원)보다 많은 금액을 제로 제품으로 벌어들인 셈이다.

추억의 탄산음료가 '제로 트렌드'를 만나 다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도 한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4월 온라인 전용 '815콜라 제로' 제품을 선보였는데, 출시 이후 약 1년간 500만 캔(250㎖ 기준)이 판매됐다. 동아오츠카가 2010년 제로슈거 제품으로 재출시한 '나랑드사이다' 매출은 2019년 160억 원대에서 2020년 350억 원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엔 온라인 매출만 3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제로슈거나 제로칼로리 제품이 음료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자 올해는 제로 이름을 단 신제품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롯데칠성음료는 트렌드에 지속 대응하기 위해 올해 내로 '탐스'와 '밀키스', '핫식스 더킹' 세 음료 모두 제로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특히 과거 단종된 탐스는 제로 유행에 맞춰 부활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무설탕 음료와 달리 최근 나오는 제품들은 다양한 대체 감미료와 향을 첨가해 맛을 끌어올렸다"며 "설탕을 줄이고 건강한 음식을 찾는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제로 탄산음료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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