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세버스 탄 해외 단체 관광객'…국내 면세점 방문 재개
[르포] '전세버스 탄 해외 단체 관광객'…국내 면세점 방문 재개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6.07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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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적막하던 매장은 150여명의 말레이시아 단체관광객들이 들어서면서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에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기업의 임직원들로, 지난 4일 포상여행차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한시간여 동안 매장을 둘러보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 등 ‘K-브랜드’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는 등 쇼핑을 즐겼다. 관광객 커크 밍추 씨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 기회가 없었는데, 3년여 만에 한국으로 해외여행을 오게 돼 즐겁다”면서 “현지에 있는 가족과 친지의 선물용으로 한국 화장품을 많이 구매했다”고 만족해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동남아 관광객들이 그간 소규모 그룹으로 한국을 찾긴 했지만, 오늘처럼 100여명 이상의 대규모 인센티브 단체가 방문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발길을 끊었던 해외 단체 관광객들이 돌아오고 있다.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에 따라 해외 단체여행객의 국내 면세점 방문이 조금씩 재개되면서 침체돼 있던 면세점 업계도 서서히 활기를 띠어가고 있다.

전날인 6일 오후에는 태국인 단체 관광객 170여명이 롯데면세점 제주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을 방문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베트남 의료기기 생산업체 인센티브 관광객 약 30여명과 태국 관광객 20여명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쇼핑을 했다.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여행사 대표들로 구성된 관광객들도 면세점을 찾고 있다. 신라면세점에는 지난 2일과 5일 필리핀과 베트남 여행사 대표들이 방문했다.

코로나19 사태 2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면세점 업계는 조금씩 늘어나는 해외여행객을 맞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맞기 위해 옥외주차장 3층과 연결된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3대를 추가로 설치했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매장을 재단장했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은 면세점 매출의 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고객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8일부터 해외입국자 격리 의무가 해제되고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규제도 풀리면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여행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도 이달 1일부터 허용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달에도 태국과 필리핀 단체고객이 방문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수천명 규모의 단체 여행객을 모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업황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면세점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문이 재개돼야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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