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젠 ‘K-유통’… 빌려쓰던 해외브랜드 인수하거나 본고장 역진출
[기획] 이젠 ‘K-유통’… 빌려쓰던 해외브랜드 인수하거나 본고장 역진출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2.06.08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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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에서 로열티를 지불하고 빌려 써왔던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브랜드의 본고장에 역진출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K-컬처’ 열풍으로 높아진 해외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사업까지 직접 운영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이다.

SPC그룹은 프랑스 샌드위치&샐러드 전문 브랜드 ‘리나스(Lina’s)’를 인수했다고 7일 밝혔다. SPC그룹의 유럽지주회사인 ‘SPC유로’가 리나스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 ‘리나스 데블로프망’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SPC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외 사업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리나스가 보유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파리바게뜨를 필두로 한 글로벌 사업의 다양성과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리나스를 SPC그룹의 ‘샌드위치 및 샐러드 연구개발(R&D) 허브’로 삼아, 프랑스의 기술력과 레시피를 도입할 예정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개발한 제품들을 SPC그룹 주요 브랜드 매장에 확산시키는 등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리나스의 유럽 시장에서 확대는 물론 파리바게뜨 글로벌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북미, 동남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예정이다.

SPC그룹 글로벌 전략 총괄 잭 모란 부사장은 “리나스가 보유한 기술력과 30년 넘는 프랑스 시장 경험과 노하우는 SPC그룹의 유럽 및 글로벌 시장 확대에 큰 힘이 될 것” 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국가 진출 및 해외 브랜드 인수 등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푸드보다 먼저 위세를 떨친 뷰티업계에서도 역진출이 활발하다. 한국콜마는 지난달 미국콜마로부터 글로벌 상표권 ‘콜마(KOLMAR)’를 사들였다. 미국콜마는 1921년 설립된 콜마 원조 기업으로 국내 뷰티업계서 글로벌 본사 상표권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콜마는 ‘KOLMAR’ 상표권 인수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연내 가동을 목표로 미국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를 건립 중이다. 지난 2016년 인수한 북미 생산기지인 미국 테크놀러지앤드패키징(PTP), 캐나다 CSR과 함께 현지 정책·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북미 전진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도 최근 본고장인 일본 아라바키현 반도시에 1만6000m²(약 5000평) 규모 공장용지를 계약하며 역진출에 나섰다. 코스맥스의 전신은 1992년 일본 화장품 ODM 업체 ‘미로토’와 기술 제휴를 통해 출발한 ‘한국미로토’다. 코스맥스가 1992년 일본 화장품 ODM 기업 미로토와 기술 제휴를 맺고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지 꼭 30년 만이다.

코스맥스의 일본 진출과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선전으로 일본 화장품 제조 기업들은 바짝 긴장 중이다. 일본 주문자위탁생산(OEM) 전문업체인 ‘일본색재공업연구소’의 오쿠무라 히로시 회장은 국제상업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BB크림이나 쿠션 파운데이션 등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제품들이 아직도 새로운 기억처럼 느껴지는데, 신선하고 독특한 새로운 제품들이 계속 나온다”고 밝혔다.

역진출이 가능해진 배경엔 국내 기업들이 한류를 바탕으로 끌어올린 글로벌 인지도가 있다. 한국콜마는 수년간 미국, 일본 등 3국 콜마 중 가장 높은 매출을 내며 시장 입지를 다졌고, 코스맥스는 최근 일본에 불어온 한류 붐에 제품력까지 인정받으며 ‘원조 화장품 강국’에 진출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91억8000만 달러(약 11조5000억 원)로 전년보다 21%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SPC 관계자는 “한국식 디저트를 앞세운 파리바게뜨 매장이 국내외 4000여 개까지 확대되고 쉐이크쉑 등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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