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초저가 PB부터 소포장 정육까지… 물가 잡기 나선 편의점
[기획] 초저가 PB부터 소포장 정육까지… 물가 잡기 나선 편의점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6.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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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초저가 자체브랜드(PB)와 가격을 낮춘 소포장 채소 판매로 고물가 대응에 나섰다. 저렴한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통상 대형마트가 나섰던 가격 경쟁에 편의점 업계까지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과 오피스텔 인근의 편의점 매출이 대폭 오르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소포장 채소 시리즈인 '싱싱채소'를 출시했다. 싱싱채소 시리즈는 마늘, 고추, 대파부터 모둠쌈, 양배추, 감자까지 채소 15종을1∼2끼 양으로 소분해 판매한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채소류 전문 유통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직접 거래해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

CU 관계자는 "싱싱채소 시리즈 판매가는 900∼4500원으로, 업계 평균가 대비 30%가량 저렴한 가격"이라며 "100g당 가격으로 따지면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CU는 밥상 물가 안정을 돕기 위해 2주 간격으로 농산물 시세를 싱싱채소 판매가에 반영한다. 이밖에 삼겹살과 천겹살(항정살), 등심덧살(가브리살) 등 한돈과 스테이크용 부챗살도 200g 소포장으로 판매한다.

CU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편의점 장보기가 보편화된데다 최근 외식물가 상승으로 소형가구에서도 집밥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보고 신선 식재료 강화에 나섰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1인 가구가 많은 원룸촌, 오피스텔 상권 점포의 채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늘었다. 빌라와 아파트 등이 많은 가정주택 입지의 점포에서도 채소 매출이 17.3% 증가했다. 한정주 BGF리테일 HMR팀 상품기획자(MD)는 "외식물가 인상으로 1∼2인 가구에서도 집밥 수요가 늘어난 데 맞춰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식재료를 대폭 강화했다"고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인 '리얼프라이스'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리얼프라이스는 GS더프레시가 중소업체 상품을 발굴해 일반 상품가보다 70∼80%수준 가격에 판매하는 초저가 브랜드다.

GS25는 키친타월과 위생장갑, 위생팩, 롤백 등 6종의 공산품을 우선 도입했다. 기존 GS25에서 판매하던 상품보다 용량은 2배 이상 많으면서도 가격은 약 20% 저렴한 상품들이다.
GS25는 이 상품들을 주로 주택가 상권 점포에 도입하며 대상 상품도 늘릴 예정이다. 차정현 GS리테일 라이프리빙기획팀 MD는 "물가안정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GS리테일이 보유한 유통채널 내·외부와 여러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가 가성비 상품 판매에 나선 이유는 최근 소비자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GS25 관계자는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유통 채널 내외부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5.4% 상승했다.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품목이 93개(20%)에 이른다.

외식하는 대신 대형마트에서 간편식과 즉석식품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바비큐 등 간편 냉장육 PB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 냉동국·탕과 볶음밥류가 37%, 밀키트가 8% 이상 올랐다. 즉석식품 매출도 초밥(15%)과 샌드위치·김밥(14%) 등을 중심으로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외식물가가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마트 먹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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