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9억명 무슬림 입맛 잡아라!…K-푸드, 이슬람 시장 정조준
[기획] 19억명 무슬림 입맛 잡아라!…K-푸드, 이슬람 시장 정조준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2.06.2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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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억 할랄 시장을 잡아라.”

‘K-푸드’가 할랄(Halal)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와 달리 출산율이 높고 인구가 많은 이슬람 시장이 새로운 개척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 현재 무슬림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24.7%에 달하는 약 19억명으로 추산되는데, 2060년에는 3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할랄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대표하는 경제대국 중 하나로 국교가 이슬람교인 대표적인 할랄 시장이다.

SPC그룹은 최근 말레이시아 제2도시 조호르바루에 할랄인증 제빵공장 건립에 착수했다. 약 4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SPC조호르바루 공장은 대지면적 1만6500㎡, 연면적 1만2900㎡ 규모이며 준공은 내년 6월 예정이다.

SPC그룹은 현지 기업인 ‘버자야 푸드 그룹’과 합작법인(조인트벤처) ‘버자야 파리바게뜨’도 설립해 올해 말 쿠알라룸푸르에 1호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어 2030년까지 동남아 시장에 600개 이상의 점포를 낸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허진수 사장은 “말레이시아에 글로벌 할랄 공장을 건립해 2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할랄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도 이슬람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건인증을 받은 식물성 ‘비비고 만두’ 등을 내세워 미주와 유럽에 이어 할랄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2월 준공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은 설계 과정부터 할랄 전용 생산동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올해 만두 외 대표 K-푸드인 떡갈비·주먹밥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맛 품질을 높인다는 목표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K-푸드 세계화와 글로벌 핵심 전략제품(GSP)인 만두 대형화의 새로운 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

수출 제품은 오리지널, 김치, 버섯 등 5종으로 진출국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멕시코, 괌, 네팔, 몽골 등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대표 e커머스인 라자다(Lazada) 등에 비비고 플랜테이블 제품이 입점됐다. 육류 성분이 포함돼 만두를 즐길 수 없었던 이슬람 국가의 바이어들도 잇따라 비비고 플랜테이블 제품 입점을 요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명도물산은 떡볶이와 어묵탕을 빠르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무궁화 떡볶이 소스 분말’ 5종을 최근 인도네시아로 수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입맛과 정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전통 장류 최초로 할랄인증을 획득한 옹고집 영농조합법인과 협업해 할랄인증 떡볶이 분말 소스를 개발했다.

한민 명도물산 대표는 “이번 수출을 시작으로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 MUI로부터 불닭 브랜드 3종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국내 라면 업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것은 삼양식품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 한국 라면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1위 마트 '판다(PANDA)' 전국 220여개 매장에 동시 입점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삼다수도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할랄 ‘HAS(Halal Assurance System)’ 인증을 획득했다.

인도네시아에 먹는샘물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는 2017년 할랄 인증을 취득한 뒤 최근 관련 인증을 갱신했다.

대상은 김치와 고추장 등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고, 신세계푸드는 2018년부터 할랄 인증을 받은 '대박라면'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파키스탄 수출을 위해 수출 분유 '뉴본(Nubone)' 상품의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젊은 인구구조를 갖고 있는 이슬람 국가 진출을 위해 글로벌한 권위의 할랄 인증 획득에 노력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식품을 더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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