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간식' 치킨값 교촌치킨이 인상 주도...배달비 도입하고 배달료 올리고
'국민간식' 치킨값 교촌치킨이 인상 주도...배달비 도입하고 배달료 올리고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2.07.17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가 급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간식 치킨값이 도마에 올랐다.

국내 치킨업계 ‘빅3’인 교촌치킨이 최근 배달료를 인상하면서 사실상 치킨값 인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들은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은 물론 교촌치킨 자체 앱을 통한 배달주문 기본 배달비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인상했다.

예컨대 1만6000원짜리 ‘교촌오리지날’ 한 마리를 시키면 치킨값의 25%에 달하는 배달비를 추가로 지출하는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배달비 4000원은 해도 너무 한다” “치킨값 3만원 시대가 머지않았다” “교촌 치킨은 닭다리가 3개냐. 괘씸하다” 등 날선 반응을 쏟아냈다.

교촌치킨 측은 “배달비는 본사가 아닌 가맹점이 알아서 정하는 것”이라며 “가맹점 수익과 관련한 것이기에 본사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맹점주들은 최근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배달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촌치킨에 비판이 쏟아지는 데는 그간 치킨값 인상을 주도한 ‘전력’ 때문이다.

교촌치킨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중 처음으로 배달비를 도입한 업체다. 2018년 5월부터 교촌치킨이 건당 기본 배달비 2000원을 부과해 프랜차이즈 외식 업계의 배달 유료화 시대를 열었다. 가맹점주인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별도의 배달료를 받게 되니 어느정도 수익을 보전할 수 있어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본사에서도 가맹점주 관리 차원에서 하나둘 배달비 제도를 도입했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한테 돌아갔다.

지난해 줄줄이 인상한 치킨값 인상의 물꼬를 튼 업체도 교촌치킨이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치킨메뉴 가격을 평균 8.1% 인상해 치킨값을 2만원대로 올려놓았다.

물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지가 맞지않는다는 가맹점주들과 코로나 장기화 속에 국민간식값마저 올리느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치킨업계가 인상 릴레이에 가담하는 ‘신호탄’이 된 것이다.

그런 교촌치킨이 이번에 또 배달료 인상에 나서니 소비자들 부담은 안중에 없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것이다. 다른 가맹점들도 배달비 인상 대열에 참여하면서 이제 치킨값 3만원 시대가 되는 건 시간 문제다.

한동안 고물가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자 정부는 “고통부담을 나눠야한다”며 월급 인상 자제 등을 호소하고 있다. 고통부담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정부, 기업, 프랜차이즈 본사 등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기름값, 치킨값 등 안 오르는 품목을 찾기 어려운 시대에 서민만 고통을 떠안을 수는 없다. 교촌치킨이 가맹점주들 뒤에서 가격 인상에 대한 책임을 피하는 건 소비자들을 ‘봉’으로 아는 처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