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배달료 적다고, 치킨이 2시간째 안와요"...속터지는 배달 서비스
[기획] "배달료 적다고, 치킨이 2시간째 안와요"...속터지는 배달 서비스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7.31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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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A(22)씨는 배달앱을 통해 떡볶이를 주문하려다 깜짝 놀랐다. 배달이 가능한 최소 주문금액은 8000원인데, 배달비가 8080원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떡볶이값보다 배달료가 더 비싼 게 말이 되느냐"며 "앞으로는 포장만 해야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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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B씨는 최근 쿠팡이츠를 통해 치킨 한 마리를 주문했다. 오후 8시쯤 주문을 넣은 뒤 쿠팡이츠에서 안내 받은 조리 및 배달 예상 소요 시간은 30분. 하지만 8시30분쯤 도착한다던 치킨은 도착 예상 시간을 10분 남기고 8시45분으로 미뤄졌고, 다시 해당 도착 시간을 10분여 앞둔 8시35분께 9시로 미뤄졌다. B씨는 “30분 만에 오는 것까진 바라지 않아도 예상 시간보다 1시간 가량 지연된 건 문제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배달업체의 잦은 지연에 소비자와 업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음식 조리가 완료돼도 배달기사(라이더) 배정이 늦어지며 음식을 재조리 하는 경우가 생기는가 하면, 배달을 기다리다 못한 취소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소비자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최근 쿠팡이츠 내 배달 지연 문제가 잇따르며 소비자들과 업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원인은 배달 수수료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쿠팡이츠는 다른 배달 앱과 달리 일반인들을 배달 업무에 동원하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택했는데, 최근 라이더가 받는 배달 수수료가 적어지며 라이더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달기사들이 수수료가 더 많은 경쟁 업체로 이동해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련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은 물론 쿠팡이츠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한 자영업자는 “조리가 완료됐는데 배차가 1시간 넘게 지연되면서 고객이 주문을 취소했다”며 황당함 토로했고 또 다른 자영업자는 “기사가 배정이 됐다고 했는데도 안 오길래 전화해봤더니 배정오류였다. 덕분에 1시간40분 기다렸는데 결국 주문 취소 당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주문이 10건 들어오면 8건이 지연으로 배정받는 것 같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쿠팡이츠의 배달 지연 문제는 고가의 배달비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쿠폰 지급 등의 보여주기식 해결 방식이 아닌 배달인력 충원, 라이더 배정 후 주문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달료에 '탈 배달앱'에 나서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6월 사용자수는 1361만8177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 되기 전인 3월(1414만9913명)대비 53만1736명(3.76%) 감소했다. 배달앱 2·3위인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감소폭이 더 컸다. 요기요는 3월 610만5499명에서 6월 514만9926명으로 사용자가 95만5573명(15.7%), 쿠팡이츠는 394만8040명에서 304만6000명으로 90만2040명(22.8%) 줄었다.

배달앱 사용자가 감소한 배경으로는 배달료 인상이 거론된다. 앞서 배민은 올 3월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료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배달 거리 산정 기준이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로 바뀌었다. 직선거리보다 실거리가 이동거리가 긴 경우가 많은 만큼, 사실상 배달비 상승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최근엔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일부 매장이 배달비를 기존 3천원에서 4천원으로 33% 인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른 브랜드 프랜차이즈 매장 일부도 배달비를 4000원으로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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