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화장품업계 '코로나 후유증'… 매출-영업익 일제히 하락
[기획] 화장품업계 '코로나 후유증'… 매출-영업익 일제히 하락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8.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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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불확실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4∼6월) 매출 1조26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9억 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 35.5%씩 줄어들었고, 애경산업도 영업이익이 27.9% 하락해 41억8800만 원에 그쳤다. 매출(1418억 원)은 0.8% 감소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중국 도시봉쇄 조치가 시행되며 매장 영업이 중단되고 물류 출하도 제한돼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등 아시아 지역 해외 매출이 33%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화장품 주원료인 글리세린(팜유) 매입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상승한 데다 포장재 가격, 물류비도 일제히 올랐다.

국내 사업 역시 중국 봉쇄 타격이 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봉쇄 조치로 다이궁(보따리상)마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자 면세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 중 34%를 차지했던 면세 매출은 올해 2분기 비중이 22%까지 떨어졌다.

애경산업은 연결 기준 올 상반기(1~6월) 매출 2817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9% 줄었다. 올 2분기 매출은 1418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8%, 2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996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각각 10.2%, 31.2% 줄었다.

이 같은 부진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 에너지 등 생존 필수품목을 구매하고자 의류, 전자기기 등의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특성상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식품 등에 비해 씀씀이가 줄기 쉽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등 중국 시장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홍콩 등 중화권 국가 비중은 61%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외교관계 악화로 현지 ‘궈차오’(애국소비)가 심화할 경우 실적 회복은 기약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해외 판매(역직구)도 올들어 급감하고 있다. 중국 등 한국 상품을 많이 구매하던 국가가 지갑을 닫아서다. 여행객 감소로 인해 면세점 판매액이 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품 역직구가 70% 가량 감소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5060억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58.6% 감소했다. 역직구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의 감소 폭이 컸다. 2분기 중국에 판매된 상품 금액은 3471억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65.8% 줄었다. 1분기에 비해서도 13.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25.7%), 일본(-10.6%) 등도 전년 동분기 대비 역직구액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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