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인의 명품 사랑'…명품 브랜드 작년 역대급 실적 달성
[기획] '한국인의 명품 사랑'…명품 브랜드 작년 역대급 실적 달성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3.04.12 1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장인 박우영(30)씨는 최근 명품 가방을 구입했다. 매달 30만원씩 1년6개월을 모아 벼르고 별렀던 루이비통 가방을 산 것이다. 김씨는 “유명 명품 브랜드는 최근 3년 사이 가격이 계속 올라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기 모델은 구하기도 어려워서 주말에 ‘오픈런’을 해서 샀다”고 말했다.

세계 1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지난해 한국에서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6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680억원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글로벌 명품 브랜드 중 한국에서 1조원 이상 연 매출을 달성한 브랜드는 루이비통과 샤넬뿐이다.

루이비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177억원으로 전년 3019억원 대비 38%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380억원으로 전년 2249억원과 비교해 6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부금은 0원이다. 반면 본사로 송금하는 배당금은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루이비통은 작년 배당금이 2252억원으로 직전해(1560억원)보다 44 늘었다.

루이비통이 속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9000억원을 넘겼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9295억원으로 2021년 6124억원 대비 51.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37억원으로 53.05% 늘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보복 소비와 가격 인상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루이비통은 2021년 한국에서 5차례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도 2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루이비통의 대표 가방 ‘알마 BB’는 218만원에서 225만원으로 올랐다.

디올도 지난해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1월 주요 가방 제품과 주얼리 제품 가격이 최대 20 올랐고, 7월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인상했다. 이로써 디올 스테디셀러인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 가격은 65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1년 사이 25나 상승했다.

롤렉스 시계를 판매하는 한국로렉스의 작년 매출도 2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28억원으로 14%, 당기순이익은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역대급 매출이 이어지자 명품 브랜드의 한국 시장 확대 가능성도 나온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은 지난달 20일 장녀인 델핀 아르노 디올 CEO와 함께 3년 5개월 만에 방한했다. 아르노 회장은 서울 내 루이비통의 주요 매장을 둘러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을 만나 사업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주요 카테고리가 단연 해외 명품이 꼽히면서 유통 업계의 명품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 시장 규모가 168억달러(한화 약 2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로 중국과 미국의 1인당 지출액인 55달러, 280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가 21조1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8%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편 집에서 TV로 홈쇼핑을 보면서 명품을 살 수 있는 시대도 열렸다. CJ온스타일은 국내 1위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과 협업을 본격화하며 양사간 윈윈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명품 플랫폼 업체의 이용자수가 감소하고 있고, 홈쇼핑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어 양사간 협업 모델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온라인 버티컬 플랫폼이 TV홈쇼핑에 진출한 유일한 사례"라며 "CJ온스타일은 머스트잇과 다양한 명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가상의 명품 매장에 방문한 듯한 고도화된 방송 기술과 쇼호스트의 생생한 방송 진행, 다양한 할인 혜택까지 더했다"고 설명했따.

지난해 12월 테스트 방송에서는 약 2시간 동안 40억원에 달하는 주문이 몰리며 '대박'을 쳤다. 개별 가격이 고가인 명품임을 고려해도 방송 직전일 동시간과 비교해 주문금액이 6배 커졌다. 클래식한 명품 브랜드는 물론 홈쇼핑에서 생소한 새 명품 브랜드를 선보인 게 주요했다. 당시 △아미 △메종키츠네 △랄프로렌 △톰브라운 △몽클레르 등을 판매했다.

CJ온스타일이 머스트잇을 선택한 이유는 탄탄한 성장세와 커머스 역량에 있다. 머스트잇은 지난 2011년 창업 후 줄곧 온라인 명품 시장을 선도해 온 기업으로 모든 역량과 지표에서 경쟁사 대비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