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처음처럼' 전국 장악..지방소주사들 적자 확대
'참이슬' '처음처럼' 전국 장악..지방소주사들 적자 확대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9.05.08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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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븐일레븐 제공>

70%.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이다.

 소주를 즐기는 국민 10명 중 7명은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마시는 셈이다. 두 주류회사가 소주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다보니 지방소주사들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방 곳곳에서 적자 소주사가 속출하면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8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경남을 연고로 둔 무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1937억원으로 전년(2505억원)대비 22.7% 감소했다. 영업손실 100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2006년 ‘좋은데이’ 출시 이후 첫 적자다.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한 보해양조는 2년 만에 적자로 회귀했다.

 보해양조의 지난해 매출은 8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10억원으로 2016년 이후 다시 적자전환했다. ‘잎새주’ 등 소주 매출 부진이 원인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한라산은 창사이래 첫 적자를 냈다. 2018년도 매출이 줄면서 2017년 1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지역의 금복주와 대전·충남의 맥키스컴퍼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금복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46억원으로 2017년(331억원)에 비해 85억원이 감소했으며, 맥키스컴퍼니는 600억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이 지난해 584억원으로 감소했다.

 제주소주는 이마트에 인수된 이후 ‘이마트 소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마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소주는 지난해 1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65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2017년 대비 적자폭이 거의 두배로 커진 셈이다.

 지역소주사들의 실적 악화는 주류 대기업들이 맥주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방 소주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지방소주사 관계자는 “대기업 주류회사는 소주 한병을 주문하면 사은품으로 숙취해소 음료 한병을 준다”며 “(지방소주사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마케팅을 펼치며 지방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소주사들은 주 고객인 지역민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를 6.45% 올린 가운데 대전·충남지역 소주 회사인 맥키스컴퍼니는 자사 소주인 ‘이제우린’ 가격을 올 한햇동안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소주 1병당 5원씩을 적립해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사장은 “원자재값 상승 등 소주값 인상 요인이 있지만, 지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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