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보다 싸다"..위메프, 티몬의 쿠팡 때리기
"쿠팡보다 싸다"..위메프, 티몬의 쿠팡 때리기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9.05.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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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메프 제공>

위메프가 연일 쿠팡을 이용한 '최저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쿠팡보다 싸다"는 점을 강조해 위메프의 가격 경쟁력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특정 경쟁사를 거론하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위메프의 마케팅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위메프는 식품 카테고리 매출 1~50위 상품의 가격을 쿠팡과 비교한 결과, 전체의 74%인 37개 상품의 가격이 쿠팡보다 저렴했다고 밝혔다.

위메프 관계자는 "쿠팡은 판매가에 배송비를 포함하지 않고, 위메프만 배송비를 더한 불리한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다수 품목에서 가격 우위를 점했다"며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판촉을 진행,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메프의 '쿠팡 저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에는 '최저가 보상제'를 선언하며 생필품 카테고리 중 쿠팡보다 가격이 비쌀 경우 차액의 200%를 보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저가 비교의 대상이 쿠팡이 된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등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하는 곳이지 낮은 가격을 내세운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쿠팡도 '최저가' 마케팅을 펼치지 않은지 오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가격이 싸기 때문이 아니라 배송 편의 때문에 조금 비싸더라도 쿠팡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전체 오픈마켓 중 최저가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쿠팡만 놓고 비교하는 방식은 뜻밖이다"라고 말했다.

위메프가 말하는 '최저가' 역시 기준이 모호하긴 마찬가지다. 위메프가 공개한 식품 카테고리 상위 50개 제품의 가격은 지난 7일 오후 1시 기준이다. 동일 상품을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전날과 가격이 달랐다. 매출 1위인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170T'의 경우 위메프는 가격이 1만5600원이라고 밝혔으나 이날은 1만6890원이었다. 하루 새 1290원이 오른 것이다. 반면 '정관장 홍삼정 로얄 플러스'의 경우 위메프는 16만4900원이라고 밝혔으나 이날은 푸드픽 할인 적용을 받아 15만565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판매량과 쿠폰행사 등에 따라 매일, 매 시간 수시로 변동될 수 있다"며 "할인율이 높은 시점을 골라 조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 가격이 바뀔 수 있는 상품들을 특정 시간대에 맞춰 놓고 "가격이 더 싸다"고 주장하는 것에 어폐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위메프나 티몬, 11번가 등이 최근 들어 특정 시간대에 특정 카테고리 상품을 할인하는 '타임 세일'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정 시간대의 가격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실제 위메프가 쿠팡보다 싸다고 주장한 백산수 2ℓ 12병 제품의 경우 위메프가 1만1000원이었던 반면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은 티몬에서는 8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위메프의 '최저가' 보다 2200원(19%)이나 더 저렴한 것이다.

이에 위메프가 업계 선두 주자인 쿠팡을 거론하는 것은 과열되고 있는 이커머스 경쟁에서 쿠팡에 뒤처지지 않고 있음을 어필하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란 해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가 최저가 마케팅의 대상으로 쿠팡을 고른 것은 쿠팡의 상품 가격이 싸기 때문이 아니라 업계 선도 업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유리한 부분만 취사선택해 최저가를 주장하는 마케팅에 과도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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