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초저가 상품 출시..디플레이션 우려 커진다
너도나도 초저가 상품 출시..디플레이션 우려 커진다
  • 더마켓
  • 승인 2019.09.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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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의 파격적인 저가 전략이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하락) 우려를 낳고 있다.

초저가 상품은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지만, 기업 간 ‘초저가 경쟁’이 가열되면 가격의 추가하락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구매 보류로 이어져 생산과 판매가 동반 추락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는 경기 침체를 낳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이를 수 있다.

이마트는 1년간의 준비를 거쳐 26일부터 개당 3980원인 ‘노브랜드’ 냉장피자를 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중 상품 대비 최대 40% 저렴한 노브랜드 피자는 자장면(한 그릇)보다 더 싸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현재 인기 리퍼상품 400여종을 최대 89% 할인가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중국 최대 가전 브랜드 하이얼의 ‘무카’ 50형(127㎝) UHD LED TV를 30만원대에 판매한다. 현재 시중에는 700원짜리 물티슈(100장), 24만9000원짜리 의류건조기(10㎏), 6900원짜리 프라이팬 등 초저가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초저가 상품은 하루가 멀다 하고 품목별로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디플레이션 우려다.

물가가 적당히 오를 때는 경제가 선순환하지만, 저(低)물가 상황에선 소비자들은 심리적으로 당장의 소비를 줄이게 된다. 앞으로 물건값이 더 싸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표상의 물가 하락보다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와 생산을 줄이는 ‘기대 디플레이션’이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표상 물가 상승률이 회복된다고 해도 경제 주체들의 비관적 전망이 바뀌지 않는다면 물가가 마이너스가 아니라도 디플레이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디플레이션은 한 번 빠지면 ‘백약이 무효’하다. 금리 인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과 달리 금리 인하 등 정책 수단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실제로 닥치기 전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더 취약하다. 9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는 수출이 더 나빠지면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는 물가는 언제든 더 추락할 수 있다. 과도한 공포를 차단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정책적으로 대응할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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