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마트, 롯데슈퍼 합병 추진
[단독] 롯데마트, 롯데슈퍼 합병 추진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9.10.0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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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마트 제공>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두 회사를 하나로 합병해 통합 업무가 가능한 기능별로 묶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에서다. 사실상 구조조정인 셈이다.

1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롯데유통사업부문(BU)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합병에 대한 외부 컨설팅을 받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유통BU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롭스, e커머스 등 롯데그룹 15개 유통계열사를 관장하고 있다.

롯데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롯데유통BU에서 최근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합병안을 신동빈 회장에게 보고했다”며 “분야별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기업간 분야별 통합은 사실상 전체 통합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합병안이 회장님에게 보고 됐다”면서 “합병 결과가 주목된다”고 확인해줬다.

롯데유통BU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두 회사의 저조한 실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의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780억원)이 이어 적자가 났다. 롯데슈퍼도 지난 2분기 2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2분기(-140억원)보다 적자가 늘었다.
두 기업의 3분기 전망은 더 어둡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악화와 온라인 소비 이전으로 3분기에는 할인점 매출 성장률이 유독 부진할 것이다. 경기 부진에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에 따른 트래픽 감소 영향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적자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하나로 묶으면 물류, 소싱(조달), 재무, 인사 등의 분야에선 통합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미래 사업 방향이 다르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합병은 신 회장의 의지가 관건이다. 신 회장이 두 회사의 합병 검토를 지시했다면 합병에 무게가 실리지만, 반대면 사실상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데,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향후 5년 동안 50조원의 신규 투자와 7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천명한 바 있다.

롯데가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신 회장의 일자리 창출 약속과 배치된다. 합병을 반대하는 임직원들의 반발도 클 수밖에 없어 통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롯데유통BU가 계열사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극심한 내수 침체에 더해 앞으로 경기 전망을 낙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의 장점과 온라인의 장점을 병행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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