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씨의 농가 돕기 상생 프로젝트, 진정성이 관건
백종원씨의 농가 돕기 상생 프로젝트, 진정성이 관건
  • 더마켓
  • 승인 2020.06.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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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품업체 오뚜기가 완도산 청정다시마가 2개 들어간 ‘오동통면’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소비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오동통면은 지난 4일 온라인몰 판매 이틀 만에 준비된 사전 물량 4만개가 완판됐다.

 이번 한정판 제품은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 예고편에서 공개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합의로 성사됐다. 두 사람의 의기 투합 사연은 이랬다. 먼저 백 대표가 “완도 다시마 2년 치 재고 2000t이 그대로 쌓여 있다”고 공개했다. 그러자 함 회장이 “우리가 다시마 들어간 게(제품이) 있는데 2장 정도를 넣으면 훨씬 깊은 맛이 나겠다”고 화답했다.

 음식 프로그램과 식당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백종원씨의 ‘농가 살리기’ 이벤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부탁해 가격 폭락으로 출하하지 못한 강릉 못난이 감자 30t을 이마트 등을 통해 판매했다. 최근엔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를 사달라’고 공개적으로 제안해 이마트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최문순 강원지사의 못난이 감자 판매도 온라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강원도는 온라인 강원마트를 통해 판매에 들어간 20만 상자(2500t)를 모두 판매해 농가의 시름을 덜어줬다. 최 지사는 지난 2013년 강원 동해안을 대표하는 어종인 도루묵이 때 아닌 풍어로 재고가 쌓이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백이 생선팔이’에 나서 10억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코로나 19 여파를 피하지 못한 농어가를 위한 해당 지방자치 단체장이나 유명인의 ‘구원 투수’로 나서는 것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박수를 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유명인의 이런 활동이 특정 업체 홍보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살 만도 하다. 가령 오뚜기의 오동통면은 경쟁업체인 농심 ‘너구리’를 겨냥한 전략 상품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농가 상생 이벤트의 진정성이다. 주선자나 참여하는 해당 업체가 농가 어려움에 공감해 나서는 것이라면 소비자들도 선뜻 호응할 것이다. 하지만 제품이나 업체 홍보를 위한 이벤트라면 효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들의 상술에 들러리를 설 소비자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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