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난지원금 동났다...고민 깊어가는 외식업계
[기획] 재난지원금 동났다...고민 깊어가는 외식업계
  • 김현 기자
  • 승인 2020.07.2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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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마켓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한파가 몰아친 올해 상반기를 전국민 재난지원금이라는 카드로 어렵사리 넘긴 외식업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7월 들어 재난지원금이 사실상 거의 소진되면서 5월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외식 경기가 다시 얼어붙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결제 방법 가운데 ‘만나서 결제’ 비율은 전월인 6월보다 3.9% 감소했다. ‘만나서 결제’의 전월 대비 추이를 보면 5월은 8.7% 증가했지만, 6월은 4.7% 감소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구체적인 건수나 비율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7월 현재 ‘만나서 결제’ 비중이 4월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만나서 결제’ 방식은 휴대폰 결제, 네이버 페이, 카카오 페이, 신용·체크 카드 등 여러 결제 수단 가운데 하나다.

이 방식이 주목받는 것은 올해 5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앱 사용 시에는 사전 결제 방식이 아닌 ‘만나서 결제’로만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쓰면 배달 앱이 제공하는 각종 쿠폰 등 할인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그런데도 이 방식이 5월 급등하고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재난지원금을 활용한 배달 음식 주문이 5월 ‘반짝 증가’ 했다가 이후 지원금 소진에 따라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추정할 수 있다.

외식업계에서 올해 5월 재난지원금은 ‘가뭄의 단비’ 같은 효과를 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맹점 수 1위인 이디야커피는 올해 2월 하순 기준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약 26%나 줄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 매출은 4월보다 약 18%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코로나19가 터진 올 1분기 59.76으로 급락했다가 2분기 들어 64.11로 다소 회복됐다.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최근 3개월간(현재)의 체감경기와 앞으로 3개월간(미래)의 경기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전년 같은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뜻하는 100을 기준점으로 삼는다.

aT는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 경기가 소폭 상승한 원인은 재난지원금에 따른 소비 촉진과 배달 외식 증대 등을 들 수 있다” 면서도 “회복세가 이어질지, 단기적인 기저효과에 머물지 등은 다음 분기까지 관측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병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대구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구시에 따르면 7월 첫주 대구 48개 생활밀착업종의 BC카드 매출액은 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줄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민간소비가 재차 감소세에 접어든 이유로는 긴급재난지원금 소진이 꼽힌다. 실제로 카드 매출액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직후인 5월 3주차 3.2%까지 개선됐지만 6월 3주차 이후 지금까지 다시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5월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듯 했지만 6월 3주차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재난지원금을 소진한 뒤 3분기 시장 전망을 두고는 희망 섞인 기대가 제기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일단 3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 지수 예상치는 2분기보다 4.40포인트(p) 오른 68.51로 예측됐다.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등 다양한 브랜드를 거느린 외식기업 디딤 관계자는 “5월은 재난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90%까지 회복했고, 6월은 5월보다는 못해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3∼4월보다는 매출이 높았다” 며 “7월은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6월보다는 분위기가 좋아 기대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통상 미래 지수는 앞날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담아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이 수치 역시 지난해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는 절대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아 하반기 소비 부진이 다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aT에 제공한 관련 기고에서 “여름 휴가철을 낀 3분기 여행과 관련된 지역과 업종에서는 매출 상승이 기대되지만, 이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어려움이 지속할 것” 이라며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인위적인 매출 증가가 어렵다면 비용 개선을 통해서라도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등이 전월 대비 상승하는 등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면서도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가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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