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긴 장마로 채소값 '껑충'...더위에 채소 타들어가 더 걱정
[기획] 긴 장마로 채소값 '껑충'...더위에 채소 타들어가 더 걱정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8.23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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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 장보기가 겁나요.”

주말인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 하나로마트에서 만난 주부 송미진(41)씨는 호박 1개에 3620원이라고 붙여진 가격표에 깜짝 놀랐다. 전주와 비교해 가격이 50%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야채코너를 찾은 고객들은 최근 크게 치솟은 야채가격에 놀란 표정들 이었다. 채소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주부들이 적지 않았다. 송씨는 “이달 들어 채소값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기본 50% 이상 오른것 같다”며 “배추 값도 최근 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배추와 호박 등 채소값이 연일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한 달여 남은 추석 명절 농산물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3∼19일 주키니호박 1개 가격은 3628원, 취청오이 1개 가격은 1만2325원으로 전주(6∼12일)의 2398원과 8598원 대비 각각 51.3%와 43.5% 올랐다. aT는 “최근까지 계속된 장마로 인해 생육이 부진해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채소의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대파 1㎏ 가격은 3563원에서 3973원으로 11.5%, 다다기오이 10개가격은 1만19원에서 1만1983원으로 10.2%, 청피망 100g은 943원에서 952원으로 10.0% 상승했다. 이외에도 양배추는 9.9%, 적상추는 5.4%, 풋고추는 4.8%, 감자(수미)는 4.3% 올랐다.

aT는 “긴 장마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양배추, 얼갈이배추, 다다기오이 등 채소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하겠다” 며 “청상추의 경우 무더위의 영향이 더해지면서가격이 들썩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5월 13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급등한 축산물 가격은 최고점보다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인 5월 12일 ㎏당 2만2749원에서 6월 15일 2만4491원까지 올랐다가 21일 현재 2만3953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돼지 산지 가격은 5월 12일 마리(110㎏ 기준)당 43만7000원에서 8월 21일 39만20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한우 등심 1등급 가격은 5월 12일 ㎏당 9만3790원에서 6월 3일 10만29원으로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7월 1일 10만2517원까지 상승했다가 8월 21일 10만693원을 기록했다. 소·돼지와 달리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였던 육계는 지난 19일 ㎏당 4902원에서 20일 5323원으로 299원 올라 7월 15일 5029원 이후 한달여만에 5000원 선을 돌파했다.

밥상 물가는 앞으로가 더 비상이다.

장마 후 폭염이 이어지면, 그나마 남아 있던 채소들이 타 죽기 때문이다. 여기다 추석을 앞두고 유통 업체들이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면, 채소값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는 추석 선물용으로 쇠고기·돼지고기를 찾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육류 가격도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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