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단계 격상 예고(1)】…'소상공인 다 무너진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예고(1)】…'소상공인 다 무너진다'
  • 김현 기자
  • 승인 2020.08.29 0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수도권 카페, 음식점 운영에 관한 추가 방역조치를 다음달 6일 자정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한 28일 수원 영통구의 한 식당은 고객이 한명도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예고했다. 경제계에선 “자영업자는 물론 대기업까지 줄도산 위험에 내몰릴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식당과 카페 프랜차이즈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야간시간 포장만 허용되는 외식 업계는 물론 주류 업계까지 충격의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은 지난 16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시행중인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일주일 더 연장하고 카페, 음식점 운영에 관한 추가 방역조치를 오는 30일 0시부터 다음달 6일 자정까지 시행한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사실상 저녁 장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이 불가피해 저녁 시간대뿐만 아니라 전 시간대에서 사실상 고객이 급감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김모(58)씨는 “상권 특성상 24시간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새벽에 손님이 많다” 며 “밤 8시부터 새벽 5시까지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큰 일이다”고 걱정했다.

경기 남양주에서 해장국집을 운영중인 이모(60)씨도 울상이다.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된 이후 손님 발길이 뚝 끊겨 하루 5만원 벌기도 힘든데, 사실상 3단계 조치로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며 “왠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른바 ‘술장사’를 하는 주류업종은 패닉 상태다.

주류업종은 보통 오후 5∼6시쯤 오픈해 새벽 2∼3시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 학동에서 실내포차를 운영하는 박모(33)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영업시간마저 줄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해서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외식업계는 ‘전 매장 임시 운영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뷔페형 매장을 운영할 수 없게된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정부 발표에 따라 23일 0시부터 뷔페식당은 전국적으로 임시 영업 중단을 시작했다. 대기업부터 중소 브랜드 뷔페형 매장부터 예식장 뷔페까지 예외는 없다.

대기업 계열사로는 CJ 푸드빌의 빕스·계절밥상, 이랜드이츠 애슐리·피자몰·로운샤브샤브, 신세계푸드 올반·보노보노가 여기에 해당한다. 계절밥상은 24일부터 전 매장을 운영 중지했으며, 나머지 브랜드들도 일부 지자체로부터 공지를 받지 않은 매장을 제외하곤 문을 닫았다.

앞으로가 더 고비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실시할 경우 뷔페식당뿐만 아니라 일반주점·커피 전문점도 민간다중시설로 분류돼 문을 닫아야 한다. 또한 필수 경제활동 외에 외출이 자제되며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모임, 행사가 금지되어 사실상 경제가 마비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미 자영업자들은 벼랑끝에 섰다.

코로나19 사태 7개월, 자영업자들이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내수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던 자영업자들에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결정타를 날렸다.

서울 이태원과 명동, 강남 등 주요 상권에는 ‘임대’ 팻말을 내건 점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로 여름휴가철 특수마저 사라졌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3단계에 진입하면서 하반기 자영업 경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자영업자수도 감소세를 보이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총 554만8000명이다. 지난해 7월(567만5000명)보다 12만7000명(2.2%) 줄었다.

이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34만5000명)는 지난해 7월(152만명)보다 17만5000명(-11.5%) 줄어들며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11만4000명 감소(전년 대비)했지만, 올 들어서는 감소 폭이 17만6000명(1~7월 평균)으로 확대됐다.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8만1000명(전년 대비)이 늘었는데, 올해는 10만2000명으로 증가 폭이 확대했다. 아르바이트생을 두지 않고 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