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 저성장 시대 돌입하나
국내 유통업계 저성장 시대 돌입하나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9.04.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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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슈퍼 제공>

“하락세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최소화 하는게 관건 입니다.”(A대형마트 고위 임원)
 “송출 수수료 인상과 채널 간 경쟁 격화로 미래가 불투명해졌습니다.”(B홈쇼핑 대표)
 국내 유통업계가 저성장 시대를 맞고 있다.
 소비가 침체된 가운데 각종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영업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유통업종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매유통업체 1000개를 대상으로 올해 2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이 무려 4분기 연속 악화한 것이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이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103)만 낙관론이 다소 우세했을 뿐 편의점(77)을 비롯해슈퍼마켓(82), 백화점(89), 대형마트(92) 등은 경기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특히 전분기에 110 이었던 홈쇼핑은 이번에는 100으로 기준치에 머물렀다.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각각 6포인트와 2포인트 올랐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긴 온라인쇼핑은 시장이 커졌지만 적자는 확대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국내 e커머스 사상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달성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액이 64.7% 급증했다. 하지만 영업적자는 71.7% 확대 돼 1조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전 업종에서 극심한 불경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소매유통업체들은 현시점에서 필요한 정책과제로 ‘출점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를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9.1%로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속도 조절(16.7%)이 그 뒤를 이었고, 제조업 수준의 지원(16.3%), 카드수수료 인하(4.7%), 신기술 개발 지원(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석구 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준치 100을 넘긴 업태가 사실상 온라인쇼핑 뿐이라는 점에서 민간소비의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에서 보내는 불황의 시그널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백화점 매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판매(매출)액은 전년보다 2.3% 늘어난 약 3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09년 20조원의 문턱을 넘어선 지 9년 만이다.
 극심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등 고가 가전제품의 매출이 급증하고, 고소득층이 즐겨 찾는 명품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적인 매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가전제품과 명품 등의 매출 호조, 사드 충격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처음으로 30조원 돌파했다”며 “하지만 소비가 살아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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