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 광군제 특수 잡자"…국내 화장품업계 마케팅 총력전
[기획] "中 광군제 특수 잡자"…국내 화장품업계 마케팅 총력전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0.10.1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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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군제 행사일인 11월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 프레스룸에서 회사 관계자가 글로벌 판매 현황을 화면에 띄워놓고 설명하는 모습.


국내 화장품 업계가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를 겨냥해 기획 제품 준비와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매년 11월 11일 여는 광군제에서 한국 화장품이 인기 품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군제 때 LG생활건강은 ‘후’ 브랜드로만 약 72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국내 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냈다.

14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몰 주 이용층인 젊은 소비자 공략을 위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한다.

중국 내 인기 브랜드인 설화수 판촉을 위해 '영원한 아름다움의 비밀'(The secret of ageless beauty)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영상 및 비주얼 콘텐츠를 제작했다.

아울러 중국의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 등을 통해 유명 인사들의 영상 캠페인을 벌여 광군제 행사를 진행하는 쇼핑몰에 접속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대표 상품인 자음생에센스를 중심으로 광군제 기간에만 특별 구성 세트도 선보인다.

헤라, 마몽드, 려 등의 브랜드는 중국의 왕훙(網紅·온라인 유명인사)을 동원, 최근 유행하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으로 홍보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인 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인 후, 숨, 오휘 등을 앞세워 광군제 공략에 나선다. 특히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후의 '천기단' 세트를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 광군제에서 이 세트는 25만2000세트가 팔려나가며 기초 스킨케어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광군제 때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후는 전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에스티로더, 랑콤, SK-Ⅱ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른 브랜드의 인기 제품과 특별 기획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애경산업은 주력 제품인 ‘AGE 20's(에이지 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 팩트 등의 제품을 할인가로 선보이고 광군제 전용 기획 세트도 내놓는다.

소위 ‘견미리 팩트’로 알려진 이 회사의 팩트 제품은 티몰의 BB크림 카테고리에서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상급 왕훙은 물론 자사 직원이 출연하는 인터넷 라이브방송도 계획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광군제를 앞두고 알리바바가 주요 주주로 있는 중국 최대 화장품 유통사 릴리앤뷰티와 유통 및 판매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내달 11일 광군제에서 첫 협업에 나서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 크림’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광군제를 앞두고 중국인 빅 바이어의 주문이 몰리면서 K-뷰티 화장품을 생산하는 한국콜마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국콜마의 중국법인 무석콜마는 중국의 최대 소비시즌 11월 광군제를 앞두고 제품 수주가 급증하며 2교대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무석콜마의 9월 수주량은 월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26일 기준, 6월 전체 수주량의 2배를 돌파했다.

수주 물량 대부분은 9월과 11월 사이에 생산을 완료할 계획으로 급증한 수주물량 대응을 위해 현재 2교대 생산 중이며 10월부터 전 생산 라인으로 2교대 체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콜마에 대량 주문을 넣은 주인공은 중국 웨이샹이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중국에서는 유통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위챗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웨이샹이 유통가의 ‘빅 바이어’로 부상했다. 웨이샹 중에는 수백억원의 물량을 취급하는 슈퍼 웨이샹까지 등장했으며 이들은 개별 브랜드보다 더 많은 화장품을 주문하며 유통가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의 생산기술과 품질이 현지에서 인정받으면서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며 “단일 품목이 아닌 다양한 제품군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하반기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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