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의 동네 빵집‥매년 2400곳 문 닫는다
[기획] 위기의 동네 빵집‥매년 2400곳 문 닫는다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0.10.18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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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걸러도 빵은 챙겨 먹는 사람들. 맛있는 빵집 찾아 전국을 순회하는 ‘빵순이’ 인구가 늘어나면서 매년 전국에 2000개가 넘는 빵집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매년 사라지는 빵집 수도 그와 비슷하다.

2020년 8월 기준 전국엔 1만8502개의 빵집이 있고, 빵집 사장님들은 연평균 3억원의 매출을 올려 약 4500만원(영업이익률 15%)을 손에 쥐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페나 치킨집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다. 다만 빵집은 한 번 살아남으면 다른 요식업종보단 수명이 긴 편이고, 빵 소비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빵 관련 산업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빵집 종업원은 3명 이상…12시간 일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8일 ‘국내 베이커리 시장 동향과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펴냈다. 2018년 베이커리 전문점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업체당 매출액은 3% 감소했다. 전체 시장은 커졌지만 점포 한 곳이 가져가는 수익은 줄었다는 뜻이다.

적자 매장을 제외한 베이커리 전문점 영업이익률은 15%로 커피전문점 22%, 치킨전문점 18% 대비 낮았다.

영업이익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긴 영업시간에 따른 높은 인건비다. 베이커리 전문점은 종사자 수가 3인 이상인 경우가 60%로 커피전문점(46%)이나 치킨전문점(38%)과 비교해 종업원 수가 많았다. 영업시간도 12시간 이상이 56%를 차지해 전체 절반 이상이 장시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빵을 굽는 사람과 매장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사람이 동시에 필요해 인력 수요가 많고 빵을 굽는 데 필요한 시간이 있어 영업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고 분석했다.

◆매장 클수록 영업이익 ‘뚝’

매장 규모와 영업이익률 사이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보고서는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모두 매장 규모가 커지면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베이커리 전문점의 경우 커피숍에 비해 매장 규모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폭이 더 컸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중 면적(3.3㎡)당 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홍루이젠(4194만원)과 앤티앤스(3357만원)로 나타났다. 모두 테이크아웃 판매 중심의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는 곳들이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3366개) 파리바게뜨의 단위 면적당 평균 매출액은 2516만원으로, 프랜차이즈 2위(가맹점 수 1318개) 뚜레쥬르(1719만원)보다 높았다.

◆한 달 평균 2만2000원 빵 사 먹었다

한국인은 한 달에 빵을 얼마나 사 먹을까? 지난해 가구당 평균 2만2000원을 빵 사 먹는 데 썼다. 2015년 1만9000원에서 1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료품 소비가 8.4%, 쌀을 포함한 곡류 소비가 1.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더 많이 늘었다.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빵을 식사 대용으로 찾는 수요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김태환 연구위원은 “베이커리 전문점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해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고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할 경우 비교적 장기간 안정적 영업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주거지 배후 상권의 경우 고정 수요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재료와 맛, 신선도 등 판매하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에서는 매장 이용 수요가 많아 빵의 모양과 색, 매장 인테리어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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