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쿠팡, 택배시장 진출하나…물류 자회사, 사업자 자격 신청
[기획] 쿠팡, 택배시장 진출하나…물류 자회사, 사업자 자격 신청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0.28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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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택배사업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에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반납한 지 1년여 만이다. 당시 쿠팡은 로켓배송 강화에 따른 내부 물량이 급증하면서, 일정 물량을 외부 택배로 처리해야하는 택배사업자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28일 유통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 14일 국토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사업자는 매년 자격 유지 및 차량을 늘리는 증차(增車) 심사를 받는다. 3자 물류(내부가 아닌 외부 업체의 택배 운송)를 어느 정도 소화하는지도 심사 기준이다.

쿠팡은 지난해 외부 물량을 거의 운송하지 않는 쿠팡 입장에서는 택배사업자 자격 유지가 문제가 될 수 있어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반납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체적으로 택배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택배사업자인 마켓컬리가 쿠팡의 일부 물량을 받아 운송을 대행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현재 쿠팡은 전국 기반 택배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물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최근 충청북도 음성군 지방산업단지에 대규모 첨단물류센터인 ‘금왕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전국 로켓배송 생활권 구축을 위한 물류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금왕 물류센터는 약 3만 평 규모로 오는 2021년 8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총 투자 비용은 1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미국의 아마존처럼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기반 상품관리시스템, 작업자 동선 최적화, 친환경 장비 도입 등 막대한 투자를 해 첨단물류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쿠팡 측이) 신청서를 제출했고 시설 및 장비 기준을 비롯해, 향후 사업계획서를 받아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9월 택배 사업자 심사 계획을 공지했다. 업체들이 택배 사업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시설 및 장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시설 및 장비 요건은 △5개 이상의 시·도에 총 30개소 이상의 영업소 △3000㎡ 이상의 1개 시설을 포함한 3개소의 화물분류시설 △물류운송 전산망 구축 △택배 운송용 허가를 받은 100대 이상의 차량 등이다.

국토부는 신청 업체에 대한 서류심사 및 현장실사를 거쳐 요건을 충족한 택배 운송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쿠팡 측은 국토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할 만큼의 시설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라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에 더해 쿠팡 외부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택배 사업 재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팡이 택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CJ대한통운, 롯데택배 등과 마찬가지로 노동자 과로사 문제와 인력 수급 방법을 찾는 문제에 직면했다. 쿠팡의 물류담당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엄성환 전무는 최근 쿠팡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사망한 고(故) 장모(27)씨 문제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한편 쿠팡은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인 강한승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 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쿠팡은 창업자인 김범석 최고경영자(CEO)와 고명주·박대준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4인 각자대표로 운영될 예정이다. 쿠팡 관계자는 “김범석 대표는 사업 부문을 총괄하게 되고, 고명주 대표는 인사, 박대준 대표는 신사업, 강한승 대표는 법무·경영관리 부문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신임 사장은 고려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 33회로 합격, 서울고법 판사, 국회 파견 판사, 주미대사관 사법협력관 및 UN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 대표, 헤이그 국제사법회의 정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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