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속인 식당, 일벌백계가 답이다
원산지 속인 식당, 일벌백계가 답이다
  • 더마켓
  • 승인 2020.11.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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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닭갈비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 중 한 곳의 주인이 재료 원산지를 속였다가 적발돼 사법 처리됐다. 원산지 표기제도가 시행된 지 30년 가까이 되는 데 아직도 소비자들에 원산지를 속이는 식당이 버젓이 맛집으로 돈을 벌었다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유성에서 닭갈비를 주메뉴로 하는 식당을 운영하는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2∼8월 내부 표시판에 ‘닭고기는 국산’이라는 취지로 써놓고는 국내산과 태국산 닭 정육을 반반 섞어 음식을 만들었다. 이 기간 A씨는 태국산 닭과 혼합해 만든 닭갈비 요리 약 1.8t을 손님에게 내주고 8800만원 상당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1월부터 2년 6개월 동안에는 중국산 배추김치 3.7t가량을 반찬으로 내놨는데, 정작 원산지는 ‘배추 국산, 고춧가루 중국’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국내산 김치로 생각했을 것이다. 재판부는 “식당을 믿고 찾아온 이들의 유무형적 피해를 보상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지적대로 김치, 닭고기는 국내산과 수입산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확연히 다르다. 원산지 표기 제도에 따라 제대로 표시했다면 문제의 식당이 인근에서 ‘닭갈비 맛집’으로 알려졌을 리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법적 처벌 뿐 아니라 벌금 1억원, 480시간의 사회봉사까지 결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사례는 해마다 적발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강석호(자유한국당,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농축산물·수산물 불법유통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 원산지 허위표시 위반은 2834건, 3876t이었고, 원산지 미표시 위반은 1680건, 2627t에 달했다. 대부분 중국산 배추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이거나 쇠고기 원산지를
원산지 속인 식당, 일벌백계가 답이다 

수입 농산물의 부정 유통을 막고 소비자들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 도입된 원산지 표시제도가 일부 업자들의 부정 행위로 불신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에는 배달 음식도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관련 시행규칙을 바꿨다.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졌고 관심도 큰 만큼 이를 어기는 업자들에 대해선 강력 처벌해 업계에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당국의 단속 강화와 더불어 사법부의 일벌백계가 국민들의 먹거리 불안을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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