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가 더 맛있다는 소비자 인식 못 바꾸나
수입 맥주가 더 맛있다는 소비자 인식 못 바꾸나
  • 더마켓
  • 승인 2020.11.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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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를 홍보하는 주류 업계의 영업에도 불구하고 국산 맥주보다 수입 맥주가 가격이나 품질 등에서 더 낫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세제 개편으로 수입 맥주의 저가 마케팅이 이전보다 줄었는데도 국산 맥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9~26일 수입 맥주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국산 맥주보다 수입 맥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국산 맥주의 가격을 100으로 뒀을 때 수입 맥주의 가격은 평균 93.71 수준으로 더 저렴하다고 인식했다.

맛과 품질에서도 수입 맥주 만족도가 더 좋았다. 국산 맥주(100 기준)와 비교해 수입 맥주의 맛과 향, 품질은 평균 110.16, 다양성은 116.75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88.5%는 수입 맥주를 재구매할 의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맥주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맛·향이 좋아서’라는 응답이 52%로 가장 많았고, ‘가격이 저렴해서’(22%), ‘할인행사를 해서’(16.9%) 등이 뒤를 이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수입 맥주가 저렴해지면서 ‘4캔 1만원’ 같은 할인 행사가 많아지자 주류 업계는 맥주와 탁주에 대한 주세 부과 기준을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출고량 기준인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간 세제 차별이 문제가 된 만큼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올해부터는 종량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병맥주는 출고가격에 변동이 거의 없으나 캔맥주는 세 부담이 낮아져 가격 조정 여력이 생겼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맥주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제고됨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맛, 품질에서 국산 맥주보다 수입 맥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주세법 개정에 냉랭한 한일관계 여파로 인한 일본 맥주의 위축,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혼술’ 인기로 편의점 등에서 국산 맥주 매출은 올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CU, 세븐일레븐은 월별 맥주 매출에서 국산맥주 비중이 수입 맥주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2016년 9월 수입맥주가 국산맥주 매출을 추월한 지 3년여만이다. 주류 업계는 국산 맥주가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데도 소비자들이 수입 맥주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제품과 질적인 차별화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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