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기부터 전남까지 AI 전국 확산…닭·계란 가격에 영향 줄까
[기획] 경기부터 전남까지 AI 전국 확산…닭·계란 가격에 영향 줄까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2.13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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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 가금류 농장으로 확산되면서 2016~17년과 같은 ‘계란·닭고기 파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가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는 농가가 발생하는 등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대형마트에선 특정 달걀 판매를 임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13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모두 10건이다.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지난 1일 경북 산주 산란계 농장, 4일 전남 영암 육용오리 농장, 6일 경기 여주 산란계 농장, 7일 충북 음성 메추리 농장과 전남 나주 육용오리 농장, 8일 여주 메추리 농장, 9일 나주 육용오리 농장과 전남 장성 종오리 농장, 10일 정읍 육용오리 농장에서 잇달아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전날에는 경기 김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신고가 들어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야생조류의 경우 경기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24건의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고, 7건에 대해서는 현재 고병원성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야생조류와 사육 가금 모두 H5N8형으로 동일하다.

농식품부는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국내로 유입돼 사육 가금에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 질병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반경 3㎞ 내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한다.

가축방역당국은 지난 11일까지 73개 농가에서 기르는 가금 429만8천마리를 살처분했다. 오리 62만1천마리, 닭 219만4000마리, 메추리 148만3000마리다.

AI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중수본은 전날 0시부터 48시간 전국 가금농장과 축산시설의 가축·종사자·차량 등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동중지 기간 전국 가금농장은 대대적인 일제 청소과 소독을 추진한다. 고병원성 AI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금육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오리의 경우 산지 가격이 올랐지만 닭과 달걀 가격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기준 오리 1㎏당 산지 가격은 1699원으로 지난달보다 17.3%, 지난해보다 25.4% 뛰었다.

특란 10개당 소비자 가격은 1856원으로 전월보다 0.2%, 지난해보다 4.0% 상승했으나 산지가격(1125원)은 지난달과 지난해보다 각각 1.2%와 4.9% 하락했다.

육계의 경우 1㎏당 산지 가격은 1347원으로 지난달보다 3.2%, 지난해보다 1.7% 오른 반면에 소비자가격은 4999원으로 지난달보다 4.2%, 지난해보다 2.5% 떨어졌다.

향후 AI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계란 파동 우려도 점쳐진다.

이에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에는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에 대한 운영 중단을 알리는 공지가 붙었다. 이 마트는 ‘협력사 농장이 여주 AI 발생지역 3㎞ 이내에 위치해 예방 차원에서 전량 살처분 조치로 12월 9~23일간 (계란 판매가) 미운영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악의 AI 사태가 터진 2016~17년엔 산란계 36%가 처분돼 일부 지역에서 달걀 한 판(30개)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는 ‘계란 파동’이 벌어졌다. 미국에서 달걀을 공수하기도 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생닭과 프랜차이즈업체의 치킨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정부는 올해 산란계와 육계 사육 마릿수가 평년보다 많다며 공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크게 늘어난 터라 AI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당시 못지않은 파동이 우려된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본부장을 맞고 있는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0시부터 13일 24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농장과 축산시설(사료공장·도축장 등) 가축·종사자·차량 등에 대해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또 계란 운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알 운반 차량의 산란계 농장 내부 진입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AI 발생농장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방역상 취약점과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조치하는 등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라”고 긴급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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