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집콕' 생활가전 '빌려쓰기' 늘었다
[기획] '집콕' 생활가전 '빌려쓰기' 늘었다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2.15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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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신부 A씨는 혼수를 준비하던 중, 눈에 띄는 주방 가전을 발견했다. 음식물 처리기, 식품 세척기, 전기레인지 등이 대표적이다. 신혼집 위생은 물론 부부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가전제품이라서 꼭 혼수로 장만하고 싶었다. 예산이 빠듯해 망설이던 A씨는 렌털 방식을 선택, 관리도 받으면서 비용도 절감했다. 제휴 카드를 사용했더니 결혼 준비하면서 쌓인 실적 덕에 할인 혜택도 두둑이 받았다.

A씨처럼 신개념 혼수로 꼽히는 주방 가전을 렌털로 장만하는 예비 신랑, 신부가 늘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으로 가족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불경기에 목돈을 주고 노트북·TV·정수기·공기청정기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운 만큼 매달 적은 금액을 내고 빌려쓰고 있는 것이다.

14일 유통·렌털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렌털상품 거래량(11월1~12월9일)을 알아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TV 등 대형가전은 124%, 러닝머신 등 헬스뷰티케어 108%, 정수기 75%, 생활·주방가전은 35%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건조기, 전기레인지, 음식물처리기 등의 생활가전을 렌털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면서 “특히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대형가전을 렌털로 많이 찾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롯데온은 지난 4월 출범 이후 렌털상품 주문·상담 건수가 매달 20~30%씩 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 가족 집콕 생활에 정수기와 안마의자 등 가전제품 렌털에 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가전도 꼭 필요한 제품만 구비하는 ‘미니멀라이프’가 보편화하면서 렌털 수요도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고객 확보를 위해 특별 사은품 행사를 마련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코웨이 정수기와 SK매직 공기청정기 등은 물론 최근에는 음식물처리기에 대한 렌털 수요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렌탈은 디지털가전(노트북·태블릿·프린트 등) 매출이 올 1~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4.2% 신장했다. 같은 기간 노트북 장기 렌털 주문 건수가 67% 증가했는데, ‘LG그램 14’의 경우 월 1만97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을 하는데 고가의 성능 좋은 사무용품을 선뜻 구매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프리미엄 가전·가구를 비롯해 레저, 패션, 펫용품까지 비싼 가전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렌탈케어에서는 정수기와 샤워용 정수필터 등을 소비자가 직접 교체해 사용하는 ‘자가관리형’ 제품의 렌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 3분기에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났는데, 한 달에 1만2000~1만4000원이면 위생적이면서도 청결하게 집콕 생활을 할 수 있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고객이 제품을 영상으로 촬영해 콜센터에 문의하면 상담사가 실시간 애프터서비스(AS)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그룹 렌털 계열사 브랜드 웰스는 지난 11월 말 기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4% 이상 늘었다. 정수기와 비데는 이미 지난해 총매출액을 넘어섰고 건강한 먹거리를 가정에서 직접 재배할 수 있는 홈가드닝 제품은 누적 렌털 규모가 2만3000여대를 돌파했다. 교원 웰스 관계자는 “오랜 집콕 생활에 건강과 위생청결이 중요해지면서 대형 백색가전은 물론 식기세척기, 커피머신, 에어프라이어 등 중소형 가전 렌털 제품도 주방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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