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롯데쇼핑 혹독한 구조조정...실적 부진 롭스, 롯데마트에 흡수
[기획] 롯데쇼핑 혹독한 구조조정...실적 부진 롭스, 롯데마트에 흡수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2.18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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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헬스&뷰티(H&B) 스토어 롭스가 롯데마트에 흡수통합된다. 부진한 유통 사업을 합쳐 경영을 효율화한다는 전략에 따른 조치다. 과거 롯데시네마 등을 운영하는 시네마사업본부를 독립시킨 적은 있지만 사업부를 통합하는 조직 개편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초 시작된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부문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마트 사업부에 롭스 사업부를 합치는 방안을 의결했다. 롭스는 롯데마트 내 상품기획(MD) 본부의 H&B 부문으로 편입된다. 롯데쇼핑 사업부는 기존 5개에서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등 4개로 줄어든다.

강성현 롯데마트 신임 대표는 취임 이틀 만인 지난 3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스타 라이브를 통해 “마트와 롭스를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고 인사하면서 롯데마트와 롭스의 통합을 예고했었다. 강 대표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롭스 대표를 지냈다. 다만 롯데마트 내에서 롭스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롭스는 2013년 롯데슈퍼의 태스크포스팀(TF)으로 출발했다. 이듬해 별도 사업부로 독립해 당시 가파르게 성장하던 H&B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CJ올리브영을 넘어서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유통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해 어려움을 겪었다. 롭스는 올해 3분기 점포 수를 기존 129개에서 108개로 줄였지만, 영업 손실(총 2172억원)을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롭스를 별도 사업부로 유지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아졌고, 젊은 세대를 상대로 저가품을 주로 판매하다 보니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며 “마트와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올 초 5년 내 매장을 200여곳 줄이겠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자 당초 일정을 2년 내로 앞당겼다.

올해 롯데는 전례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1967년 제과산업으로 시작한 롯데는 그간 유통 화학 레저 등으로 사업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1979년 세워진 롯데쇼핑도 백화점과 마트, 슈퍼와 롭스를 열고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지분을 인수하는 등 확장만 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경영권 분쟁,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 등 악재를 잇따라 겪었다. 올해는 코로나19까지 덮쳤다. 온라인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해 롯데온을 선보였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롯데쇼핑은 올초 5년 내 매장 200여 곳을 줄이겠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적 악화로 당초 일정을 2년 내로 확 앞당겼다. 롯데마트의 롭스 흡수통합은 롯데 유통 사업의 대수술이 속도와 폭에서 더 강화된다는 의미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 때 롭스 대표를 따로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남겨 놨다. 그리고 롯데마트 신임 대표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롭스 대표로 일한 강성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앉혔다. 롭스의 마트로의 통합을 미리 예고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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