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매장 공식 깨고 MZ세대 취향 품다
[기획]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매장 공식 깨고 MZ세대 취향 품다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2.20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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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같지 않은 백화점.’

1년간의 재단장을 거쳐 17일 문을 연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의 모습을 요약한 표현이다.

리뉴얼 오픈 전날 미리 둘러보기 위해 백화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대부분의 백화점 1층에 자리 잡은 고급스러운 화장품 매장이 아니었다. 성수동 소품숍 더나인몰(The ninemall), 공간 기획을 하는 ‘로컬스티치’와 협업한 큐레이션 서점, 빵집 ‘아우어 베이커리’ 등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취향의 이른바 ‘인스타 핫플’(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이 한눈에 들어왔다.

매장 배치 공식도 깼다. 같은 종류의 매장이 넓게 펼쳐진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여러 업종이 섞여 있어 아기자기한 거리를 걷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만들었다. 이른바 ‘힙지로(힙+을지로)’, ‘송리단길(송파구 석촌호수+경리단길)’ 등을 백화점에서 재현한 모습이다. 국내 첫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 ‘아웃오브스탁’을 지나면 맛집 거리가, 그 뒤에는 전기차 테슬라를 체험할 수 있는 ‘테슬라 갤러리’가 나타나는 식이다. 유통사 최초로 도입한 퓨전일식 ‘호랑이식당’, 한국식 쌀국수 ‘미미옥’,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인기 있는 ‘땡스 피자’,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닭요리로 유명한 ‘세미계’ 등이 맛집 거리에 있다.

이 모든 것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느끼던 감성을 오프라인에서 공간으로 만날 수 있는 ‘MZ세대의 놀이터’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20~30대는 윗세대보다 백화점에 익숙하지 않지만 향후 주 고객이 될 떠오르는 세대로, 이번 리뉴얼의 주 대상층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으로 쇼핑하러 오세요’가 아니라 ‘백화점으로 와주세요’라는 느낌으로 MZ세대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2층도 기존 백화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온라인에서 핫한 패션 브랜드가 대부분을 채웠다. 무신사, 지그재그, W컨셉 등 쇼핑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의 쇼핑 공간이 마련됐다. 또한 아이웨어 편집숍, 뷰티 편집숍, K팝 음반 매장 등도 있어 원스톱 쇼핑 공간을 구현했다. 인공지능(AI) MD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기 아이템을 골라주는 트렌딧(Trendit)과 같은 실험적인 매장도 있다. 롯데백화점 신진 디자이너 편집숍 ‘부티크Y’에는 바이어가 직접 발굴한 아바몰리, 유라고, 아이아이, 바이탈싸인 등 9개의 영디자이너 브랜드가 들어왔다.

1층에서 3층으로 이동한 화장품관은 럭셔리 향수 체험 공간에 주력했다. 다른 화장품은 생략하더라도 30만원짜리 고가 향수에 기꺼이 돈을 쓰는 20·30대층을 겨냥한 것이다. 디올은 한국 최초로 ‘자도르’, ‘소바쥬(남자향수)’ 존을 특화하고, 샤넬도 고가 향수인 ‘레조드 샤넬’ 존을 만들었다. 소수의 취향을 겨냥한 프리미엄 니치향수 ‘에어린’도 에스티로더에서 별도로 전시했다.

아울러 영등포를 서울의 새로운 ‘힙(Hip)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유명 디렉터들과 협업한 패션 공간도 마련됐다. 의류 편집샵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원덕현 디렉터를 비롯해 생활공작소의 최종우 디렉터, 프로젝트렌트의 최원석 디렉터, 공원의 이건욱 디렉터 등이 참여한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연다.

한정판 아이템을 좋아하는 MZ세대들의 성향을 반영해 국내 최초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인 ‘아웃오브스탁’도 영등포점 1층에 마련됐다. 축구 유니폼 등 풋볼 레플리카(특정 제품의 디자인과 동일하게 만든 상품)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버더피치’와 협업해 축구 팬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롯데백화점 조용욱 영등포점장은 “영등포점의 리뉴얼은 미래고객인 MZ세대들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리뉴얼을 통해 20~30대 고객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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