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어쩌나"…아모레퍼시픽 지난해 영업익 3분의 1토막
[기획] "코로나 어쩌나"…아모레퍼시픽 지난해 영업익 3분의 1토막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2.03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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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코로나19로 낮아진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냈다. 사상 처음으로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긴 만큼, 올해는 이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5% 감소한 4조930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9.8% 줄어든 150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4조원대 매출은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6% 감소했다. 매출은 4조4322억원으로 20.6% 줄었고 순이익은 219억원으로 90.2% 감소했다. 매출은 LG생활건강(051900) 뷰티부문이 기록한 4조4581억원보다 적었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를 밑돌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는 매출 4조4210억원, 영업이익 1463억원이다. 컨센서스(석 달 전 매출 4조4714억원, 영업이익 2008억원 → 한 달 전 매출 4조4435억원, 영업이익 1861억원)는 시간이 갈수록 주저앉았는데 이마저도 충족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사업은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감소와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 집행으로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면서 “해외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반등을 위한 재정비에 집중한다. 우선 올 1분기 전 브랜드 제품을 리뉴얼할 것으로 예상되며 작년 진행한 인력 구조조정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 사업의 경우 올해 화장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올 1월부터 시행된 화장품 관리 감독 조례는 기존 조례에 비해 두 배 증가한 80개 조항으로 수입화장품 등록 신고 시 증명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중국 수출용으로 생산해 원산지 자료 제출이 어려운 경우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와 실험자료를 제공하는 등 기준이 강화됐다. 화장품 수출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국내 대형사들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력 강화, 디지털 전환, 사업 재정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앞서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와 라네즈를 본부 단위로 승격, 별도로 분리한 것도 이 같은 일환이다. 설화수는 고가 라인인 자음생 라인에 주력하고 라네즈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기능성 전문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방판 채널 중심이었던 헬스케어는 이너뷰티와 여성 건강에 집중한 제품 군을 구성한다. 기존 채널에서 벗어나 디지털, 시판, H&B로 채널 확장도 꾀한다. 대표 더마 브랜드인 에스트라(Aestura) 판매 채널 또한 병·의원에서 시판 채널로 확대하고 연 내 중국 시판 채널로 확장도 본격화 할 예정이다.

디지털 전환 시기도 앞당긴다. 중국 시장에서는 주요 채널과 협업을 이어가고 현지 이니스프리 매장 폐점을 가속화한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장 141개 문을 닫았고 올해는 170개 폐점을 목표로하고 있다.

미국 현지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과 가두점도 점진적으로 영업을 종료하고 온라인몰과 H&B스토어, 각 브랜드 직영몰 위주로 판매 채널에 집중한다.

국내에서는 연구개발과 생산, 경영관리 등 전반에 걸쳐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또한 플랫폼 다각화도 계속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네이버, 11번가, 쿠팡, 카카오 등 주요 e커머스 플랫폼과 전략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네이버와 11번가 등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확대,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1년에도 신속한 '디지털 대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 유기적인 협업 관계를 더욱 강화해 e커머스 매출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과 유통의 변화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철저한 고객 중심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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