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플라스틱 줄이기 반갑지만 정부 지원책 더 나와야
기업의 플라스틱 줄이기 반갑지만 정부 지원책 더 나와야
  • 더마켓
  • 승인 2021.06.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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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식품업체를 비롯해 올해 기업들의 화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가 되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플라스틱을 줄인 제품 포장을 내놓고 매장에서 일회용품 없애기에 나서고 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생수업계는 제품을 싸고 있는 플라스틱 커버를 없애 브랜드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인스턴트 커피업계의 대표주자인 동서식품은 이달부터 맥심 커피믹스 대규격 제품에 종이 손잡이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100개입 이상의 맥심 커피믹스 대규격 제품에 폴리에틸렌(PE) 소재의 플라스틱 손잡이를 사용해 왔는데 ‘탈플라스틱 운동’ 차원에서 이를 전량 종이 손잡이로 교체키로 한 것이다. 동서식품 측은 연간 약 200t 이상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생수업계 빅3는 내달부터 본격화되는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를 앞두고 라벨을 뗀 생수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삼다수(41.1%) 아이시스(13.7%) 백산수(8.3%) 등인데 제주삼다수는 페트병을 단일 재질의 무색병으로 전환하고 캡(뚜껑)은 친환경 합성수지(HDPE)를 사용했다.

최근에는 라벨까지 없앤 그린 에디션을 선보였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국내 최초의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를 내세웠다. 아이시스 ECO는 분리배출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 효율은 높여 지난해 1010만개 판매고를 올린 제품이다.

이마트는 친환경적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 맞춰 이날 플라스틱 팩으로 포장한 과일·채소 상품에 재생 플라스틱 용기를 도입했다. 재생 플라스틱 용기는 분리수거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ET(페트) 소재를 적용했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1000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플라스틱을 줄이는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도 적극 호응하는 기류다. 최근 전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로 등장하고 우리 정부도 가세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들과 소비자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기댈 수만은 없다.

환경부는 폐기물의 발생부터 수거, 재활용, 처리 등 전 과정에 걸친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식품업체들과 과도한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25일부터는 전국 아파트 단지 1만7000개 단지를 대상으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유통, 식품업계에서는 자발적인 친환경 경영에 나섰지만 걱정이 없는 게 아니다. 라벨을 뗀 생수업계에서는 당장 타사 제품과의 차별점을 어떻게 둘 것인지 여부가 고민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이 더 나와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루 쏟아지는 플라스틱과 비닐 폐기물이 수백톤이 되는 상황에서 자발적인 포장 줄이기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쇼핑, 배달음식 주문으로 일회용품 쓰레기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기존 재활용 폐기물 관리 시스템으로는 대응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플라스틱을 줄이기 비용이 소비자에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아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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