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치솟은 계란값 당분간 지속...폭염으로 상추·미나리도 '껑충'
[기획] 치솟은 계란값 당분간 지속...폭염으로 상추·미나리도 '껑충'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7.21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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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산란계 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계란 가격의 고공행진 추세가 앞으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폭염 등의 영향으로 상추·미나리 등의 엽채류와 배, 마늘 가격도 오르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계란 한 판(특란 30개)의 소비자가격은 7104원이다. 이는 1년 전 가격 5188원에 비해 37.2% 오른 것이다.

한 대형마트의 계란 한 판 가격은 지난주 기준 621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3.3% 올랐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할갑시다’ 행사 할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해 5월 초부터 계란 1인 2판 구매제한을 시행했고, 6월 중순부터는 1인 1판 구매제한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후 2∼3시면 준비물량이 소진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계란의 도매가 역시 10개 기준 214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8.4%나 올랐다. 

계란값이 수개월째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AI의 영향으로 국내 산란계의 약 20%가 살처분되며 계란 공급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6월1일 기준) 국내에서 사육하는 산란계는 6587만1000마리로 1년 전보다 12.1%(905만마리) 감소했다. 올해 1분기(6211만마리)보다는 6.1% 늘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산란계 마릿수는 지난해 7258만∼7492만1000마리 수준이었으나 AI 여파로 올해 들어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계란 가격이 10~11월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 서서히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산란계가 성장하는 데 보통 5~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마릿수 회복에 다소 시차가 있는 상황”이라며 “계란 가격 안정에도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설명했다.

육계는 1억972만마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2만2000마리 감소했다. 소비 부진으로 사육 마릿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335만마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350만8000마리로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송아지 산지 가격 상승으로 번식우 마릿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전분기보다는 4.0% 증가했다.

젖소는 40만1000마리로 1년 전보다 1.2%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 1.3% 줄었다. 착유우 생산성 저하로 도축 마릿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돼지는 1년 전보다 0.6% 줄어든 6만2000마리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4000마리 증가했다.

최근 폭염의 영향으로 엽채류는 도매가가 2배 이상 급등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나리, 상추, 시금치의 도매가는 각각 169.4%, 126.5%, 64.2% 올랐다. 고온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온도에 민감한 엽채류의 생육이 타격을 입은 데다 수확에도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공급이 줄어든 배와 마늘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배 소매가는 10개(상품) 5만2573원으로, 1년 전보다 51.2% 올랐다. 잔여 저장량이 적어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물량이 없어 배를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늘은 소매가가 1kg 기준 1만1907원으로, 1년 전보다 48.4% 올랐다. 재배 면적이 감소한 데다 작황까지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5월(108.65)보다 0.4% 높은 109.06(2015년 수준 100)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째 오름세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6.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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