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폭염에 채소류, 축산물 가격 '껑충'...당분간 식탁물가 계속 오를듯
[기획] 폭염에 채소류, 축산물 가격 '껑충'...당분간 식탁물가 계속 오를듯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7.29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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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상추와 시금치 등 채소류 가격이 치솟고 있다. 폭염에 돼지·닭 같은 가축의 폐사가 잇따르면서 축산물 가격도 오르고 있다. 고온 날씨는 8월까지 계속될 전망이어서 식탁 물가는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열받은 고깃값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냉장·중품) 소매 가격은 100g당 2667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9.9% 올랐다. 앞다릿살(6.6%)·목살(7.6%)·갈비(10.9%) 등 다른 돼지고기 부위의 가격도 상승했다.

닭고기 소매가격은 1㎏에 5569원이었다. 1년 전보다 12.9% 상승했다. 계란은 특란 30개짜리 한 판 가격을 기준으로 7351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42.9% 비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폭염 피해가 겹치자 닭고기·계란 가격이 불안해진 모습이다. 이달 들어 전국에선 돼지·닭·오리·메추리 등의 폐사 신고가 잇따랐다.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가축 폐사 규모는 돼지 4615마리, 닭 21만9592마리, 오리 1780마리, 메추리 1400마리 등이다. 농식품부는 올여름 가축 폐사 신고는 2018년의 2.5% 수준이지만 폭염이 지속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폭염 때는 닭 833만6000마리, 돼지 5만6000마리가 폐사하며 축산농가에 큰 피해를 안겼다.

쇠고기 가격도 비싸졌다. 한우 등심(1+등급) 100g 소매 가격은 1만2989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 올랐다. 한우 설도(3.5%)·양지(4.8%)·안심(10.8%) 등도 가격이 올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 수요는 줄었지만 가정에서 고기·계란 소비가 늘어난 점도 가격 불안 요인이다. 만일 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잦아들지 않으면 오는 9월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우와 육우·닭은 30도, 젖소·돼지는 27도 이상에 오래 머물면 생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름에는 축사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환기·송풍을 자주 해줄 필요가 있다. 축사에서 가축의 적정 밀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제때 물을 주지 않으면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폭염에 뛰는 잎채소

최근 상추·시금치 등 엽채류(잎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청상추 소매가격은 100g당 1628원으로 1년전(1355원)보다 약 20%, 적상추도 1499원으로 1년전(1099원)보다 37%씩 각각 올랐다. 시금치 소매가격 평균은 1㎏에 1만2841원으로, 1년전(9519원)보다 35% 올랐다. 지난달(7627원)과 견주면 68% 올랐다. 잎채소류는 날씨가 더우면 이파리가 타는 등 폭염으로 피해를 크게 입는다. 기온이 올라가면 생육 속도가 떨어지고 잎이 얇아지며 짓무름이 심해져 생산량이 줄고, 잎을 하나하나 따는 엽채류 특성상 더운 날씨에 작업이 쉽지 않아 생산성 및 작업 속도 감소로 출하량이 감소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염에 취약한 상추, 시금치 등의 엽채류 산지 가격이 전년 대비 20~30%가량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도 상추가 여름철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하는 패턴이 있는데, 최근 폭염 등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휴가철 수요 증가 등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시금치도 최근 이른 폭염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높은 가격을 보이는 상추, 시금치 등 엽채류는 생육기간이 30~40일로 짧아 출하가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폭염과 계절수요 등이 수급 상황에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깻잎, 상추 등의 경우엔 출하량이 줄어든 대신 코로나19로 외식업계 수요가 줄어 지금보다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대신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른 장마와 최근 지속되는 폭염이 농산물 작황 부진과 추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농축산물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여름철 기온·강수량 영향이 크고 생활물가에 민감한 주요 채소류는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는중”이라며 “도매시장별 경락 정보와 반입량 정보를 산지와 공유해 적기 출하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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