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BTS 내세우니 적자서 흑자로...너도나도 BTS 광고모델로
[기획] BTS 내세우니 적자서 흑자로...너도나도 BTS 광고모델로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7.30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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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식 업체 맥도널드는 2분기 전 세계 매장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5% 급증했다고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해도 6.9% 증가한 실적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이전의 매출을 돌파한 셈이다. 순이익은 22억2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4억8380만달러)를 압도했다. 맥도날드의 호실적은 방탄소년단(BTS)와 함께 지난 5월에 내놓은 BTS 세트 메뉴가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데다 2월에 출시한 신메뉴인 크리스피 치킨샌드위치도 인기를 끈 때문으로 해석됐다. 맥도널드 측은 “BTS 덕분에 매장 방문객과 세트 메뉴에 포함된 치킨 맥너깃 판매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BTS의 인기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업의 실적까지 들썩이게 하는 ‘방탄 효과’를 내고 있다. BTS가 입고, 먹고, 쓰는 모든 상품을 전 세계 팬들이 소비하면서 관련 제품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BTS의 글로벌 팬덤 덕분에 내수 기업의 상품이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BTS를 직접 광고 모델로 쓰지 않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제품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노출되기도 한다.

현재 BTS를 광고 모델로 쓰는 업체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루이비통·롯데면세점·코웨이·휠라코리아 등이다. 광고 업계에 알려진 모델료는 30억~50억원이지만, 대부분 광고주는 “돈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2018년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던 경남제약은 2019년 10월 가루 비타민 ‘레모나’ 광고에 BTS를 기용한 효과로 작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레모나 매출은 두 달 만에 5배 뛰었고, 중국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과 미국 아마존에서 품절 대란을 빚었다.

BTS의 글로벌 인기는 파트너인 삼성전자도 반가운 소식이다. BTS를 활용해 자사 갤럭시S21 시리즈 등을 홍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BT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이들을 활용한 홍보 효과도 더 두드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 중이다. '삼성모바일' 인스타그램은 지난달 갤럭시S21을 사용하고 있는 BTS 멤버들의 광고 사진을 잇따라 올리며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사진은 여러 BTS 팬 페이지 등에 옮겨졌다.

현대자동차는 BTS와 손잡고 일본의 친환경차 시장에 현대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009년 일본 시장 철수 이후 작년부터 수소전기차 넥쏘 중심의 마케팅을 재개했으며, 올해는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출시되면서 현지 공략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BTS와 야심차게 선보인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명 ‘BTS 맥주’로 통하는 15초·30초 길이의 이 광고는 지난 17일 ‘클라우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처음 공개된지 하룻만에 조회수 20만을 찍었고 일주일째인 24일 100만을 훌쩍 넘겼다.

홍보·광고 예산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도 BTS를 통해 자사 제품이나 브랜드를 알리는 경우가 있다. 비싼 모델료 때문에 BTS를 전면에 내세울 순 없지만, 이들의 캐릭터를 이용한 협업 제품을 내놓는 방식이다. PC 주변 기기를 제조·판매하는 중소기업 로이체는 올해 1월 말 BTS 캐릭터 ‘타이니탄’을 디자인에 접목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로이체 관계자는 “출시 이후 국내 매출 22억원, 수출 220만달러(약 25억원)를 기록, 회사 실적이 작년보다 4배 이상 뛰었다”고 했다. BTS 캐릭터 이용료가 만만치 않지만, 이 업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의 ‘한류 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 지원 사업’에 응모해 지원금을 받았다.

광고 모델이나 협업이 아니라 BTS 멤버들이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으로 알려진 제품들도 ‘벼락 인기’를 얻고 있는데,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대부분이다. BTS 멤버 정국이 지난 3월 라이브 방송에서 중소기업 티젠이 만드는 발효 음료 ‘콤부차’를 즐겨 마신다고 하자, 주문이 폭주해 한 달 물량이 사흘 만에 동났다.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도 정국이 읽었다고 알려지자 석 달 만에 일본에서 역대 한국 출판물 사상 최고인 15만부가 팔렸고, 영어로도 번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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