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테크 마케팅에 공들이는 유통가..."재테크하려면 지금 당장 가입하라"
[기획] 재테크 마케팅에 공들이는 유통가..."재테크하려면 지금 당장 가입하라"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8.0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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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한국금거래소가 최근 오픈했다. 11층 롯데금융센터 내에 위치한 해당 금거래소는 금을 직접 매입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곳으로, 백화점에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백화점 귀금속 매장에 방문해 금거래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이 증가하면서, 수요를 확인한 백화점이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금에 대한 이슈와 함께 젊은 층들도 금매매, 금테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고객 유입 및 기존 방문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한국금거래소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재테크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 안으로 금거래소를 유치하는가 하면 고가의 미술품 판매에 나서기도 한다. 주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아트테크’(아트+재테크)에 대한 관심으로 미술 시장에 진입한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미술품 판매 시장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이달 29일까지 2030세대를 겨냥한 신진 작가 작품 판매전을 연다. 영화 ‘기생충’ 속 그림을 그린 지비지와 그룹 ‘오마이걸’ 앨범 커버를 제작한 이슬로 등 작가 10명의 작품 90여점을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에서 선보인다.

작품가는 최저 60만원부터 최고 7000만원까지로 신진 컬렉터들이 첫 작품으로 선택하기 좋게 구성했다. 10일에는 아트테크에 대해 무료로 온라인 강의도 연다.

현종혁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장은 "플렉스 아트전은 이제 막 미술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30 MZ세대들도 즐길 수 있는 전시"라며 "앞으로도 아트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오프라인에서는 보다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온라인에서는 편리함과 다양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광고업·광고대행업·기타 광고업' '미술품의 전시·판매·중매·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 내용을 볼 때 앞으로 백화점 옥외 대형 광고판을 활용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에 이 광고판은 백화점을 홍보하거나 입점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쓰였다. 이와 함께 본점 등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를 더 활성화 해 미술품 사업을 확대할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판교 아트 뮤지엄을 열고 국내외 작가 작품을 판매 중이다. 백화점의 아트 경쟁 뒤편에는 미술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주식·코인·명품 투자 열기가 미술로 번지면서 미술 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아트부산엔 8만여명이 들러 350억원어치 미술품을 구매했다. 아트부산 역사상 최다 관람객에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대 판매액이다. 공동구매 플랫폼 등을 통해 1000원부터 그림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 2030세대의 참여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에서는 재테크 강좌가 큰 인기를 끌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고객 요청으로 부동산 강좌를 늘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수강생은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로 미래를 준비하는 30대 직장인이 가장 많고 20대도 늘고 있다”며 “2030세대에게 재테크가 필수가 된 만큼 장기적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재테크 강좌를 확충해 문화센터 가을학기 회원을 모집한다. 홈플러스는 ‘대한민국 청약지도’ 저자 정지영의 ‘누구나 당첨될 수 있는 청약’(9월9일), <주식의 심리> 저자 전인구의 ‘투자의 눈을 뜨게 하는 인문학 주식’(9월30일) 등의 강연을 유튜브로 진행한다. 수강료는 1000원이다.

편의점 이마트24가 판매한 주식도시락은 당초 한 달로 계획했던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돼 2차 판매를 진행했다. 주식도시락에는 네이버 등 9개 기업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 있다. 쿠폰의 QR코드로 하나금융투자에 신규로 가입하면 랜덤으로 주식 1주를 받는다.

이 도시락을 기획한 황수원 이마트24 마케팅팀 파트너 역시 주린이(주식+어린이의 합성어, 주식 초보 투자자를 일컫는 말)다. 최근 유통업계 화두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에 속하는 1988년생으로 이마트24 입사 4년차인 그는 월급을 예·적금에만 쌓아두다 뒤늦게 주식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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