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나 홀로 가구...유통산업 변화 읽어야
늘어나는 나 홀로 가구...유통산업 변화 읽어야
  • 더마켓
  • 승인 2021.08.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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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우리 사회의 연령 분포나 가구 구성, 그리고 삶의 패턴 자체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20년 전만 해도 전체 가구의 30%가 넘던 4인 가구 비율은 지난해 15.6%로 2인 가구(28.0%)보다도 낮다. 1인 가구(31.7%)와 2인 가구는 2019년 58% 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1, 2인 가구의 증가 추세는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바꿔놓기 때문에 산업,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문재인정부는 이 같은 추세를 도외시한 채 규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아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전세 품귀 현상을 자초했다.

1~2인가구, 젊은 층이 선호하는 주택들은 공급하지 않은 채 주택보급률 등을 내세워 “공급이 부족하지않다”는 논리만 되풀이한 것이다. 여당과 정부 관계자들은 결국 나홀로 가구가 늘어나는 흐름을 감안하지 못했다고 실토하기에 이르렀다.

1인 가구 시대로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산업 분야에서도 필수다. 가족 서너 명의 1주일 생활을 위해 대형마트에 가는 것보다 가까운 편의점 등에서 소량 소비하는 경향은 국내에서도 이미 나타났다. 실제 편의점 3사의 2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대형마트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동향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편의점 3사 매출 비중은 17.3%로 15.1%에 그친 대형마트 3사를 넘어섰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대형마트 대신 소량 구매가 가능한 편의점을 많이 찾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런 흐름에 대형마트 점포 수를 줄이는 한편 편의점은 늘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의 총 점포 수는 2019년 말 406개에서 지난달 말 390개로 16개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 3사의 총 점포 수는 6월 말 기준 4만1210개로 2019년 말(3만7811개) 대비 3399개 늘었다.

문제는 정부 정책이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대형마트 규제가 대표적이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간편식, 신선식품은 물론 채소, 과일 등 일상적인 장보기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며 대형마트 규제책을 남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는 대형마트 출점을 막고 영업 시간을 규제한다고 지역 상권이 살아날 리 만무하다.

정부는 이제라도 1~2인 가구 성장세를 감안한 정책 손질에 나서야 한다. 우리보다 고령화 사회에 먼저 접어든 일본에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배달 서비스, 판매 용품 다양화 등으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독거 노인들이 같이 살면서 공용식당 사용을 통해 균형잡힌 식단 등 건강한 삶을 모색하는 커뮤니티형 주거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즉석 상품군을 넓히고 각종 배달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 1~2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구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수록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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