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업고객 잡아라"…유통업계, B2B로 사업영역 확대
[기획] "기업고객 잡아라"…유통업계, B2B로 사업영역 확대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8.08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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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들이 기업간거래(B2B)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반 소비자 중심의 기존 고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기업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쿠팡비즈’라는 이름으로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했다. 쿠팡이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쿠팡비즈는 개인 사업자 및 중소규모법인을 상대로 각종 자재를 판매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쿠팡이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상표 설명에 ‘가격 비교 서비스업’, ‘가구 소매업’, ‘가정용 또는 주방용 용기 소매업’, ‘간장 소매업’, ‘과자 소매업’ 등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이런 해석이 나온다.

쿠팡이 뛰어드는 MRO 사업은 문구류 등 소모성 자재를 구매해 기업에 공급해 주는 것이다. 대중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시장 규모만 20~30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특히 사업 특성상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만 있다면 고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MRO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진출하려고 예상되는 MRO 시장은 잠재성이 크고 꾸준히 매출도 나오고 있는 시장”이라면서도 “기존 MRO 시장보다 시장 규모가 작고 직접 거래가 아닌 몰 형태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보니 성공을 점치기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5월 사업자 고객을 위한 전용 회원제 프로그램인 ‘스마일클럽 비즈’를 시작했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스마일클럽' 서비스를 확대한 것으로, 가입 시 할인 쿠폰과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전용 특가 혜택 등을 제공한다.
이미 G마켓과 옥션에서 각각 '비즈온'과 '비즈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사업자 회원을 위한 B2B 상품군을 취급했으나 스마일클럽 비즈를 통해 B2B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매월 9만원 쿠폰팩 지급, 매주 1회 상품 한 개를 반값으로 구매할 수 있는 혜택등을 앞세운 스마일클럽 비즈에 전체 이베이코리아 사업자 회원 중 23%가 가입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자회원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업체 및 자영업자의 판매활동을 지원할 것”이라며 “기업고객이 부담 없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를 리모델링해 창고형 할인점인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주로 개인 사업자를 겨냥해 대량 상품을 할인가로 판매한다. 현재까지 전국에 20개 점포가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 전환 작업이 연기됐지만 장기적으로 점포 수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18년 첫 선을 보인 홈플러스 스페셜은 기존의 대형마트에서 파는 소용량 상품부터 창고형 할인점에서 취급하는 대용량 상품까지 각 업태 핵심 상품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매장이다”며 “스페셜 매장의 성장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에는 전국 모든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 모델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B2B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개인 고객 유치에 한계가 나타나는 가운데 사업자 회원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사업자 회원이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면서도 한번 거래하면 꾸준히 이용한다는점에서 오히려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에서 기존 사업자 회원들이 스마일클럽 비즈 회원으로 가입한 뒤 매출이 17% 늘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개인고객은 경쟁사에서 한두 개 상품만 조금 더 할인해도 바로 그곳으로 갈아타지만, 기업고객은 다량으로 사들이다 보니 그런 ‘체리피킹’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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