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바타와 부캐를 넘어…메타버스 열풍 부는 유통업계
[기획] 아바타와 부캐를 넘어…메타버스 열풍 부는 유통업계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8.09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타버스(Metaverse)의 시대가 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인 젠슨 황이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며 한 말이다. 그는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는 최근 소비의 흐름인 ‘무경계 현상’을 잘 보여준다. 메타버스에서의 활동은 단순 교류를 넘어 쇼핑, 회의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올해 디올과 구찌는 제페토와 손잡고 가상 신제품을 출시했고 현대백화점은 VR백화점을 선보였다.

◆유통업계 메타버스 바람

롯데홈쇼핑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테마별 캠핑장을 구현하고, 캠핑 간접 체험과 인기 캠핑용품 구매가 가능한 비대면 쇼핑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부터 가상현실, 증강현실(AR)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가상체험 서비스를 선보이며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론칭한 가상피팅 서비스 '리얼피팅'은 오픈 이후 고객 유입률이 월평균 30% 신장하며 지난달까지 누적 이용자 수 80만명을 달성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가상 쇼핑공간 'VR라이프스타일샵'을 통해 드레스룸, 취미생활 공간 등 테마별 디지털 쇼룸을 구현했다.

향후 롯데홈쇼핑은 고객이 직접 가상공간에 참여하는 메타버스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안에 모바일TV와 연계해 고객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며 방송 스튜디오, 분장실 등 홈쇼핑 가상 체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앱 등을 통해 접속 가능한 서비스로 판교점 지하 1층부터 10층까지 50여 곳의 매장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게 했다. 특히 발망, 오프화이트, 알렉산더맥퀸 등 14개 매장의 경우 더현대닷컴의 ‘VR 쇼룸’과 연계해 인기 상품을 구매하거나 매장 직원과 카카오톡을 통해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단순한 이색 콘텐츠를 넘어 오프라인 마케팅과 접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올 2월 명품 브랜드 구찌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이탈리아 피렌체 본사를 배경으로 한 가상 매장 ‘구찌 빌라’를 열었다. 크리스챤 디올, 나이키, 컨버스 등도 제페토에 입점해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메타버스 산업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보증권은 메타버스 관련 VR 시장이 330억 달러에서 2030년엔 1조924억 달러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메타버스 시장은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공간 제약 없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서학개미도 올라탔다
 
전 세계가 그야말로 메타버스에 푹 빠졌다. 올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IPO(기업공개) 시장의 최대 키워드는 ‘메타버스’로 귀결된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 사이에서도 메타버스 종목은 단연 인기다. 지난 6월에는 서학개미들의 원픽으로 꼽혔던 ‘부동의 1위’ 테슬라를 밀어내고 메타버스 대장주인 로블록스가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르기도 했다.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미국의 게임 플랫폼 업체인 로블록스다. 올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대장주로 거론된다. 상장 이후 60~70달러에 거래되다 6월에는 한때 90달러대까지 치솟으면서 메타버스의 인기를 증명했다. 이후 조정을 받아 이달에는 70달러 후반대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로블록스는 참여자가 플레이어 겸 개발자가 돼 아바타가 착용할 아이템이나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구현돼 ‘게임판 유튜브’로 불린다. 손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툴(로블룩스 스튜디오)과 이를 전 세계 이용자에게 공유해 즐길 수 있는 플랫폼(로블록스 플레이어)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특성상 플랫폼 이용자는 수백 수천만 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그동안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등과 같은 기술 발전에 따라 구체화돼 왔는데 체감하기 어렵고 아직은 먼 이야기라는 인식 때문에 투자자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지난 3월 로블록스의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폭발했다”며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모장스튜디오), 포트나이트(에픽게임즈)와 같은 플랫폼 업체들이 메타버스를 쏘아 올렸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