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800만원 조명·4000만원 소파… 명품 소비 트렌드 '프리미엄 리빙' 영역으로 확대
[기획] 800만원 조명·4000만원 소파… 명품 소비 트렌드 '프리미엄 리빙' 영역으로 확대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8.1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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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가구보다 가전이 더 유행을 타는 것 같아요. 10년 전쯤 혼수로 구매한 가전들이 아직은 멀쩡하지만, 인테리어를 생각해 바꾸려구요.”
이사를 앞두고 고민하는 주부 이숙이(40)씨는 최근 인테리어 가전에 꽂혔다. 왠지 유행이 지난 것 같은 꽃무늬 냉장고 대신 다른 주방 가구와 어울리는 빌트인 스타일 냉장고로 바꿀 예정이다. 이씨는 “가전은 집의 기능은 물론 심미적 요소까지 채워주는 중요한 품목이 됐고 앞으로도 더 기능적이며 아름다운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작된 ‘명품 소비’ 트렌드가 패션을 뛰어넘어 인테리어 부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거 공간을 꾸미는 수요가 대폭 확대됐고 이로 인해 ‘프리미엄 리빙’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1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 내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 신장했다. 특히 강남점에서 첫 선을 보인 프리미엄 리빙 편집샵 ‘더콘란샵’의 매출도 같은 기간 76% 늘었다.

더콘란샵은 영국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2019년 말 롯데백화점이 전 세계 12호점이자 한국 1호점을 유치했다. 10만원 전후의 리빙 소품부터 800만원에 육박하는 영국 조명 브랜드 ‘앵글포이즈’ 테이블 조명, 차 한대 값인 4000만원 대 이탈리아 디자이너 피에르 리쏘니의 ‘아비오’ 소파 등 고가 제품들이 주를 이루지만 30대 후반부터 50대 기혼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오는 20일 동탄신도시에 새롭게 선보이는 동탄점에 ‘더콘란샵’ 2호점을 오픈한다. 특히 더 콘란샵은 리빙숍이지만 1층 명품존에 자리 잡는다. 6층에도 프랑스 명품 커트러리 브랜드 ‘사브르’, 이태리 디자인 소품 브랜드 ‘셀레티’ 등으로 구성된 홈스타일링 큐레이션숍 ‘메종아카이브’를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 이재옥 상품본부장은 “프리미어 리빙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품격있는 콘텐츠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리빙 수요 잡기에 분주하다.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피숀’은 평균 200만원대의 고가 커트러리 브랜드인 ‘크리스토풀’, 이탈 리아 프리미엄 식기 브랜드인 ‘리차드지노리’, 프랑스 도예 장인이 선보이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 등 프리미엄 식기가 꾸준히 인기를 끌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67% 늘었다.

한국 편집숍의 시초는 신세계백화점의 ‘피숀’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11월 개점한 피숀은 신세계 소속 바이어가 세계를 유랑하며 소싱한 생활용품을 편집숍으로 당시로선 꽤 파격적이고 이국적인 시도였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쓰임새가 좋은 유럽풍 생활명품이 피숀의 정체성이었다. 도자기, 테이블웨어, 기프트 등 상품 100여 종을 취급하는데 아스티에 드 빌라트, 리차드지노리, 마리아쥬 프레르 등 전 세계 최신 홈 컬렉션 브랜드들을 직매입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월 더현대서울 4층에 600㎡(약182평) 규모의 리빙 큐레이션 전문 공간 ‘디렉터스 아카이브’를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리빙 상품군에 힘을 주고 있다. 디렉터스 아카이브에는 북유럽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편집숍 ‘이노메싸’ 등이 입점해 있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리빙 매출은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북유럽 리빙 브랜드 편집숍 ‘이노메싸’도 더현대 서울 4층에 자리를 잡았다. 북유럽 국가의 유명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상품과 브랜드를 아우르는 편집숍으로 국내 백화점 가운데 더현대 서울에 처음 입점했다. 덴마크 디자이너 리빙 브랜드 ‘앤트레디션’의 의자와 탁자, 스웨덴 리빙 브랜드 매스프로덕션의 소파와 거실 테이블, 핀란드 디자이너 조명 브랜드 ‘섹토 디자인’의 펜던트 조명 등이 전시돼 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리빙 시장이 올해 리빙 부문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집에 대한 개념이 단순 주거하는 공간에서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기존 프리미엄 가구뿐 아니라 리빙 소품까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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