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윳값 인상 시작됐다…서울우유, 내달 5.4% 올린다
[기획] 우윳값 인상 시작됐다…서울우유, 내달 5.4% 올린다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9.23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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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업계 1위 서울우유(서울우유협동조합)가 제품값 인상에 나섰다. 지난달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 반영으로 시차를 두고 관련 제품의 소비자 가격 연쇄 인상이 예상된다.

서울우유는 오는 10월 1일 흰 우유 1리터 기준 제품 가격을 5.4% 인상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가격인상으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서울우유 흰 우유 1리터 제품 가격은 2500원 중반에서 2700원 전후로 오를 전망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누적된 부자재 가격, 물류 비용 및 고품질의 우유 공급을 위한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업계는 지난 8월부터 1리터당 종전 926원에서 21원(2.3%) 오른 '유대 조견표'에 따라 947원에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원윳값은 올랐지만 판매 우윳값은 인상하지 못하면서 유업계는 2달 가량 수십억원 손실을 봐왔다.

우유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윳값이 오른 만큼 가격 인상 명분은 명확했으나 정부와 낙농가가 원윳값 산정을 놓고 대립했다. 여기에 추석 물가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인 정부 기조로 추석 전 우윳값 인상 발표는 미뤄졌다.

다만 원윳값 21원 인상 여파에 따른 제품 가격 5.4% 가량 인상은 지난 2018년 인상에 비해서는 큰 폭 인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인상 당시에는 원윳값 4원 인상에 유업계가 3.6~4.5%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정부의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가 크지만 서울우유는 원윳값이 오른 만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을 벗어나고, 우유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유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우윳값 인상에 대해 확정된 바 없으나 인상 폭과 시기 등을 놓고 내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우유 가격 인상이 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밀크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예상된다. 기업 간 거래(B2B)의 경우 일정 기간 정해진 단가로 계약을 맺지만 재계약 시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제과·제빵 업계에선 우유뿐 아니라 계란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만큼 인상 요인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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