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누가 겨울 비수기래" 사계절 잘나가는 골프웨어
[기획] "누가 겨울 비수기래" 사계절 잘나가는 골프웨어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11.04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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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패션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은 단연 골프웨어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불어닥친 골프 열풍이 비수기로 여겨졌던 겨울까지 이어지며 이례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골프 인구의 연령대가 내려가고 일상복으로 확장되는 등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까지 인기 이어지는 골프복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골프복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1000억원대로 전년도보다 10%가량 신장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전체 의류 시장 규모가 축소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지난해 이후 골프를 새로 시작하는 인구가 늘어나며 골프복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골프를 즐기는 국내 인구는 515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해외여행이 중단되고 실내 모임이 어려운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야외 골프장을 찾는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

업계는 골프복 시장이 여세를 몰아 내년 6조3000억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에 접어들었지만 이전과 같은 수준의 해외여행이나 자유로운 외출은 아직 이르기 때문에 골프 열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증가한 골프 수요에 힘입어 다른 계절에 비해 비수기로 꼽혔던 겨울 시즌 골프웨어 상품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CJ온스타일의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는 지난달 16일부터 가을·겨울 상품을 소개하며 18일 만에 주문금액 110억원을 기록했다. 니트 재킷과 신소재가 결합된 ‘캐시미어 블렌드 구스 니트 다운’은 방송된 지 40분 만에 약 3400장이 팔리는 등 매진과 동시에 6억2000만원대의 주문금액을 기록했다. 같은 달 17일 방송된 ‘프리마로프트 골프 패딩’은 1분당 약 130장꼴로 팔려 5억6000만원의 주문금액을 기록하며 매진됐다.

골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이나 전형적인 골프복 디자인을 탈피한 신규 브랜드들도 인기가 높다. 코오롱FnC의 왁(WACC)은 점프 슈트, 아가일 패션 셋업 등 뚜렷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신장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FnC 골프사업 부문 전체도 전년 대비 34.7% 성장했다.

20·30대가 주로 이용하는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무신사 스토어 골프 브랜드 거래액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20배 이상 증가했고, 최근 3개월 동안은 월평균 25%가량 상승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현재 무신사 스토어에는 약 120개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으며, 연내 50여개 브랜드가 추가 입점을 앞두고 있다.

LF가 국내 전개하는 어센틱 아메리칸 애슬레틱 웨어 브랜드 챔피온(Champion)은 MZ세대 영(young)골퍼를 겨냥한 골프 라인을 출시했다. 챔피온은 C로고를 활용한 기본 폴로셔츠와 티셔츠, 스트릿 캐주얼 아이템인 아노락과 리버서블 점퍼 등 패션 및 액세서리 아이템을 선보인다.

◆골프 콘텐츠도 재미있게

골프 인구의 연령대가 젊은 세대로 확대되며 업계는 재미있는 콘텐츠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우는 등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GS샵은 지난달 골프 전문 프로그램 ‘고 스포츠(GO Sports)’를 시작했다. 쇼핑에 예능을 결합해 골프·아웃도어 상품을 판매하며 체험기, 활용팁 등 다양한 코너도 마련했다. 신화 전진이 진행을 맡아 브이로그 형식으로 상품을 체험한 후 정보를 전달하며 고객과 소통을 통해 골프 동작 레슨과 스타일링도 제공한다.

롯데홈쇼핑도 MZ세대를 겨냥해 5일 국제 공인 전문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정길환 프로와 함께 수준 진단, 레슨까지 진행하는 예능형 모바일 콘텐츠 ‘위드 정길환 골프’를 시작한다. 

백화점은 골프 의류 편집숍을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여성 골퍼를 겨냥한 온라인 전문관 ‘골프와이클럽(Golf.y.club)’을 열었다. 국내 신진디자이너 골프 의류 브랜드와 감각적인 디자인의 용품 등 총 22개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트리트 패션 기반의 편집숍 ‘케이스스터디’에서 프로젝트 브랜드 ‘케이스스터디 골프 클럽’을 만들었다.

향후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도 골프웨어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있다. 패션으로 유명한 ‘아페쎄골프’, 하이엔드 ‘브이트웰브’, 유니크 골프웨어 ‘유타’ 등도 골프 시장에 합류한다.

업계 관계자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 매장의 겨울 신상품은 입고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며 “향후 브랜드들이 각자의 정체성으로 차별화하며 더욱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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