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러다 정말 다 죽어"…'1500원 커피집' 사장님의 절규
[기획] "이러다 정말 다 죽어"…'1500원 커피집' 사장님의 절규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12.06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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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에서 새로 문을 연 커피전문점이 사상 처음으로 1만600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루평균 44개의 카페가 쏟아진 셈이다. 10개 중 3개는 33㎡ 이하 규모의 소형 저가 커피 매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배달문화 확산 붐을 타고 저가 커피전문점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과당 경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전국에 문을 연 커피전문점은 1만4813개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신규 창업 커피점 1만4060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 추세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만4628개)보다 개업 카페가 1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소형 저가 커피 매장의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올해 창업한 카페 중 매장 면적이 33㎡ 이하인 포장·배달 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9.1%에 달했다. 2년 전(19.2%)보다 9.9%포인트 증가했다.

1인당 연간 카페에서 쓰는 돈(99.9달러·약 11만8000원)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아 ‘커피공화국’이라는 별명이 붙은 한국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기 급증이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같은 상권에 여러 저가 커피 매장이 들어서면서 과잉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상 기후와 물류대란 등으로 국제 원두 가격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하며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창업한 커피전문점 중 폐업한 점포의 비중은 26.5%에 달한다. 카페 네 곳 중 한 곳은 개업 3년 안에 망했다는 얘기다. 중소형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개 미만의 가맹점을 운영 중인 비브라더스, 비케이컴퍼니 등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가 커피 매장이 크게 늘어나면서 상권마다 카페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후발 주자로 카페 창업에 나설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빽다방이 저가 브랜드 대형 프랜차이즈 가운데 매장당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브랜드 커피의 원조인 이디야커피는 계약 해지와 명의 변경이 눈에 띄게 증가해 가맹점사업이 침체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 공개서에 따르면 가맹점이 500개 이상인 6대 저가 커피 브랜드(이디야커피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빽다방 커피베이) 가운데 매장당 매출이 가장 많은 업체는 빽다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빽다방의 지난해 매장당 평균 매출은 2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2위는 2억8600만원을 기록한 메가커피가 차지했다. 최하위인 커피베이는 8500만원에 그쳤다.

3.3㎡당 평균 매출도 빽다방이 223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메가커피(1890만원)와 컴포즈커피(1820만원), 더벤티(15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커피베이는 410만원으로 주요 실적에서 선두 업체에 크게 뒤졌다.

가맹비 교육비 등을 더한 가맹점사업자(점주)의 창업 초기 부담금은 이디야커피가 1억29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빽다방(1억300만원)이 이디야커피에 이어 두 번째로 가맹점주의 부담이 컸다. 가맹점사업자의 부담금은 매장 임차료 등은 제외된 금액이다.

원조 저가 커피 브랜드로 인기를 끈 이디야커피는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의 계약 해지와 명의 변경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계약을 해지한 이디야커피 가맹점은 81개로 전년(50개) 대비 58.8% 급증했다. 명의 변경 가맹점도 248개로 2019년(213개)에 비해 16.4% 증가했다. 업계에선 계약 종료 이전에 가맹본부나 가맹점주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계약 해지와 매장 주인이 바뀌는 명의 변경이 늘어나는 것을 가맹사업의 위기 신호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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