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비빔면 시장 벌써 '후끈'…"제품 리뉴얼, 모델도 교체"
[기획] 비빔면 시장 벌써 '후끈'…"제품 리뉴얼, 모델도 교체"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2.04.22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년보다 이른 더위로 비빔면 시장이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라면 업계는 제품을 리뉴얼하고 광고 모델을 전격 교체하는 등 여름 비빔면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안 빨간’ 비빔면이 등장해 시장 판도를 바꿔 놓을지 주목된디. 비빔면 시장은 팔도가 선두를 달리며,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이 추격하는 구도다. 국내 시장만 1500억원 규모로 라면 업계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팔도·농심·오뚜기 ‘3파전’ 양상

비빔면 시장 강자인 팔도는 1984년 팔도비빔면 출시 이후 40년 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농심, 오뚜기 등 경쟁업체들의 추격으로 80%에 달했던 팔도의 시장 점유율은 50% 수준으로 낮아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가 55~60%, 농심 20%, 오뚜기 10% 정도로 알려졌다. 팔도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올해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고, 맵지 않은 비빔면인 '꼬들김 비빔면'과 '꼬깐초 비빔면'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에 나선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빨간 소스 비빔면뿐 아니라 맵지 않은 '하얀 비빔면' 시장도 선점한다는 포석이다.

농심은 지난해 출시한 배호동비빔면으로 올 여름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비빔면 시장 단일 제품 순위 2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이다.

오뚜기는 올 여름 비빔면 시장 2위 탈환에 나선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리뉴얼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를 출시했다. 배와 사과, 매실, 무, 태양초에서 한 글자씩 따온 이 제품은 매콤한 맛에 새콤달콤한 맛을 추가하고 중량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이에 더해 정통 소바의 맛과 식감을 구현한 '냉모밀'도 출시했다. 유탕면으로 소바면의 구수한 풍미와 식감을 구현했고, 가쓰오부시를 졸여낸 짜지 않은 간장 육수에 시원한 무와 알싸한 와사비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삼양식품·풀무원도 여름면 시장 공략에 속도

삼양식품은 올해 라면 업계에서 가장 먼저 계절면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제품인 '비빔밀면'은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와 무로 맛을 내 텁텁하지 않고 시원한 매운 맛이 특징이다. 차갑게 헹궈 먹는 면의 식감을 위해 감자 전분을 배합해 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구현했다.

비빔면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증량도 늘렸다. 비빔밀면은 총 158g으로 현재 판매하는 국내 비빔면 제품 중 가장 양이 많다. 삼양식품은 기존 계절면 제품인 '열무비빔면' 생산도 재개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출시한 정·백·홍 비빔면으로 여름 비빔면 시장을 공략한다. 정비빔면은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빔면으로 육류 원료를 첨가하지 않고 사과, 배 등 과일농축액과 고추장을 최적의 시간 숙성하여 깔끔한 감칠맛을 낸다.

◆‘안 빨간’ 비빔면 등장

간장과 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안 매운’ 비빔국수 경쟁이 뜨겁다. 갈수록 ‘더 맵게’를 외치는 한국 음식 시장에서는 신선한 도전이다. 매콤달콤한 비빔면이 주력 상품인 팔도는 지난달 ‘꼬들김’과 ‘꼬간초’ 를 내놓으며 안 매운 비빔국수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풀무원과 오뚜기는 1년 전인 지난해 3월 나란히 들기름 비빔면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팔도 비빔면과 진비빔면(오뚜기·2020), 배홍동(농심·2021)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매운 비빔면에 이어 안 매운 비빔면 시장에서도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소스도 국수도 다른 3면(麵) 3색(色)의 비빔국수를 먹어봤다.

오뚜기는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먹는 맛집 경기 용인 ‘고기리 막국수’와 제휴했다. 2012년 들기름 막국수를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원조 식당이다. 처음에는 메뉴판에 없었던 이 집 들기름 막국수는 최근 수년 동안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에 줄 안 서고 집 안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개발했다”고 했다.

팔도는 각각 참기름·간장·식초(꼬간초), 들기름·김가루(꼬들김)를 특징으로 하는 제품을 내놨다. 비빔라면 명가라는 정체성은 면에서 드러난다. 기름에 튀긴 유탕면을 썼다. 특유의 흰 빛깔 라면이다. 팔도는 기존 면에 전분을 추가했다고 했다. 꼬간초는 샐러드에 뿌려 먹는 오리엔탈 드레싱에 국수를 비벼 먹는 느낌이었다. 꼬들김은 들기름과 김가루 양이 부족하고 단맛이 강해 본격적인 들기름 국수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기존 매운 비빔면은 새빨간 소스가 구미를 당기게 했는데, 간장 소스에 면을 비벼 먹다 보니 시각적 매력도 다소 떨어졌다. 대신 저렴한 가격이 미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