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선식품 우리가 싸다"… 편의점·대형마트 초저가 전쟁
[기획] "신선식품 우리가 싸다"… 편의점·대형마트 초저가 전쟁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2.07.0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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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과 대형마트 간 초저가 경쟁이 불붙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대형마트 수준의 가성비 제품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대형마트들은 한시적 면세 혜택이 적용되는 품목의 가격을 최대 절반까지 할인하며 편의점 업계 공세에 맞서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조짐을 보이자, 유통업계가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편의점, 초저가’ 브랜드 확대

편의점들은 가성비 초저가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으며 “편의점은 비싸다”는 기존 인식을 흔들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30일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을 출시했다. 굿(Good)과 민(民)의 합성어로 소비자에게 양질의 상품을 대형마트 수준의 싼 가격에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1차로 달걀·삼겹살·두부 등 신선식품 5종을 내놨다. 수입 냉동 삼겹살 500g 2종은 9900원, 두부 300g은 1200원이다. 대형마트 가격(두부의 경우 300g에 1300~2000원)과 큰 차이가 없고, 7월 한 달간 제휴 카드로 5000원 이상 구매하면 5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이마트24의 ‘민생 시리즈’도 초저가 브랜드다. PB제품 제조를 맡은 협력업체들이 최근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면서, 제품당 100원 안팎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490원짜리 라면, 300원짜리 포장김 등 대부분 제품이 1000원 이하고, 2000원대 미니덮밥도 인기다.

CU는 지난 4월 3년 만에 2000원대 도시락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 마늘·고추·대파·모둠쌈·양배추·감자 등을 소포장한 ‘싱싱생생’ 15종 판매를 시작했다. 싱싱생생 시리즈는 친환경 및 GAP(농산물 우수 관리·Good Agricultural Practices) 기반의 최신 설비를 갖춘 채소류 유통 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BGF리테일이 직접 거래해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올라 늘어난 집밥 수요와 1~2인 가구의 소포장 수요를 동시에 잡겠다는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자사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SG더프레시에서 운영하는 PB상품 ‘리얼프라이스’를 편의점 GS25에 도입한다. 리얼프라이스는 지난 2017년부터 GS더프레시가 중소 업체를 발굴해 이들의 상품을 일반 상품의 가격 대비 70%~80%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초저가 브랜드다. 지난 5월 말 기준 70여개 업체 300여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차정현 GS리테일 라이프리빙기획팀 MD는 “GS25가 초저가 리얼프라이스 상품 도입을 통해 소비자와 중소 제조사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물가 안정 및 상생 소비 플랫폼으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VS 대형마트... 초저가 경쟁 가열

편의점의 초저가 공세에 맞서 대형마트들은 정부의 면세 정책을 활용해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섰다. 대상은 정부가 1일부터 민생 안정 차원에서 내년 말까지 부가가치세 10%를 한시 면제하는 가공 김치, 고추장, 젓갈류다. 대형마트들은 이들 상품 가격을 일제히 10% 낮추면서 일부 품목들은 최대 50%까지 할인한다.

이마트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 상품 약 500개에 대해 가격을 10% 인하해 판매한다.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 단무지, 젓갈류 등 단순 가공식료품 중 비닐, 플라스틱, 병 등에 포장돼 판매되는 상품이 대상이다. 이마트는 "정부 물가안정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의미에서 전날부터 이달 13일까지 장류 등 대표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선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350여가지 품목에 대해 10% 할인을 시작했다. 홈플러스 역시 CJ해찬들재래식된장(500g), 청정원순창찰고추장(1㎏), 샘표양조진간장501(1.7ℓ) 등 323개 품목이 대상으로 10% 이상 할인해 제공한다. 농협유통도 하나로마트 양재·창동점 등에서 내년 12월31일까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상품을 기존 판매가 대비 약 10%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최근 가격이 급등해 ‘금(金)겹살’로 불리는 삼겹살 할인 행사도 치열하다. 연말까지 수입 돼지고기 할당관세(일정 수량까지는 낮은 세율, 수량을 초과한 수입량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가 면제되면서 마트들은 캐나다산 삼겹살을 20~30%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삼겹살 가격 상승을 예상해 3개월 전부터 중간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캐나다 산지와 직접 계약했고, 작년 월평균 30t 수입하던 물량을 80t으로 확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하면서 지난 4월 소폭 증가(2%)에서 다시 분위기가 돌아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5월 부진은 코로나19 기저효과로 가전, 홈인테리어 등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이라며 "이달부터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해 다양한 할인행사를 선보이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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