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품가격 줄줄이 인상… 얼어붙는 서민들 지갑
[기획] 식품가격 줄줄이 인상… 얼어붙는 서민들 지갑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12.07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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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줄줄이 올랐던 식품값이 연말을 맞아 또다시 오르고 있다. 밀가루, 원유(原乳) 가격 상승에 이어 이번엔 커피와 아이스크림, 케첩, 참기름, 식초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우려하던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릴레이 가격 인상은 내년에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격이 오른 제품들은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이 많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편의점 기준, 참기름, 케첩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지난 10월 라면 상품군을 약 11% 인상한 데 이어 다른 상품도 가격 인상 압박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CJ제일제당도 같은 날 참기름(160㎖)은 20% 올렸다. 작년 7월 가격 인상 후 1년 4개월 만의 인상이다. 사과식초(500㎖)는 26.7%, 맛술은 6.1%씩 가격을 올렸는데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빙그레는 이달 1일부터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이에 따라 ‘투게더’는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랐고 ‘붕어싸만코’와 ‘빵또아’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각각 10% 비싸졌다. 롯데제과도 이달부터 파스퇴르 브랜드 우유, 발효유 등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 역시 발효유 일부 제품 가격을 7∼16% 올렸다. hy 관계자는 “당류·분유류 같은 주원료가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최대 70% 이상 인상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과 빵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낙농진흥회가 지난달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49원씩 올리면서 유업체들이 잇따라 흰 우유와 유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커피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 1위인 동서식품은 맥심과 카누 등 제품 출고가를 오는 15일부터 평균 9.8%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인상이다. 대표 상품인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1.2㎏) 출고가는 1만2140원에서 1만3330원으로,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90g)는 1만5720원에서 1만7260원으로 오른다.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인 이디야커피도 오는 22일부터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인상한다. 이디야커피의 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 상승이 원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높은 원재료 가격 수준과 고환율 영향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국제곡물가격 하향세가 수입가에 본격 반영되는 내년 상반기나 돼야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 업계가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지만,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식품업체의 경우 상반기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오뚜기의 경우 3분기 매출은 8216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2억원으로 16.5% 줄었다.

샘표식품도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 쪼그라들었다. 농심은 매출이 20% 늘어 813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약 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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