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국 최대 다시마 산지 금일도를 가다
[르포] 전국 최대 다시마 산지 금일도를 가다
  • 더마켓
  • 승인 2019.06.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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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심 제공>

지난 14일 오전 8시쯤 전남 완도 금일수협 다시마 위탁판매장.

 완도에서 배로 20분 더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 금일도 부둣가는 온통 검은 빛이었다. 부둣가에는 검은 건다시마가 지천이었다. 경매가 시작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위판장에는 숫자를 새긴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경매에 나온 다시마는 약 120t 분량.

 다시마를 꼼꼼히 살피던 중매인들은 경매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가격을 적어넣은 수첩을 위로 치켜들었다.

 6번 조끼를 입고 하얀색 햇빛 가리개가 달린 모자를 쓴 신상석 조일농산 사장의 손도 바쁘게 움직였다. 신 사장은 올해로 37년째 농심 라면 ‘너구리’에 들어가는 다시마를 전량 공급해오고 있다. 농심 너구리와 한평생을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 사장은 “낙찰금액은 상품에 따라 ㎏당 최저 3000원에서 최고 8000원까지 큰 차이가 있다”며 “너구리의 인기 비결이 다시마에 있는 만큼, (다시마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최상품만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가 열린 금일도는 ‘다시마의 섬’으로 불린다. 국내 다시마 생산량의 60∼70%가 이 섬에서 나온다. 금일도의 한 해 건다시마 생산량은 약 2000∼3000t. 1000여 어가(漁家)가 다시마 생산에 종사한다.

 다시마는 가을에 종자를 뿌린 뒤 봄까지 키운다. 5월부터 채취한 뒤 뜨거운 햇살과 지열을 활용해 건조한다. 6∼7월 경매가 이뤄지며 이후 다시 가을부터 다시마 농사가 시작된다.

 농심은 매년 약 400t의 완도 다시마를 구매하고 있다. 너구리가 출시된 1982년부터 올해까지 37년 누적 구매량은 약 1만5000t에 달한다. 농심이 한 해 구매하는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농심은 너구리를 개발하면서 차별화된 해물우동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완도 다시마를 낙점했다. 별도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너구리는 오동통한 면발과 얼큰한 국물이 특징으로, 매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라면시장의 대표 제품이다.

 농심은 너구리를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도 실천하고 있다.

 김승의 완도금일수협 상무는 “올해도 품질 좋은 다시마를 3000t 이상 생산·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다시마 작황은 기후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데, 농심의 꾸준한 다시마 구매는 완도 어민들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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