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 베트남 앞다퉈 진출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 베트남 앞다퉈 진출
  • 김현 기자
  • 승인 2019.03.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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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베트남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2009년부터 외국계 기업의 단독 투자가 가능하고, 외국계 기업의 진출을 막는 법안이나 정부규제가 없다. 전통시장 상권보호나 영세상인 보호규정 등도 아직 표면화 되지 않았다. 베트남은 1억 명에 가까운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 한류 열풍 등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최우선 해외 진출국으로 꼽는 국가다. 그래서일까.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성공사례가 속속 들리고 있다.
◆뚜레쥬르, ‘양산 빵’에 익숙한 베트남 소비자에게 ‘갓 구운 신선한 빵’ 제공
 “뚜레쥬르 신짜오(안녕하세요. 뚜레쥬르입니다)”
 지난 9일 오후 1시쯤(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 중심가 하이바쯩 거리에 위치한 뚜레쥬르 하이바쭝점. 기자가 매장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한 목소리로 반겼다. 매장 내부는 서울 도심의 뚜레쥬르 매장만큼 깔끔했다. 커피와 주스 등을 판매하는 음료바도 한쪽에 갖춰져 있었다. 베이커리 진열대에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베트남식 샌드위치(반미)와 돼지고기 육포가루를 얹은 육송빵, 크로크뮤슈 등 현지식 빵들을 채운게 이채롭다.
 점심으로 파이류 1개와 샌드위치 1개를 주문해 맛을 보았다. 파이를 한입 베어무는 순간 입안에 바삭한 식감과 함께 달콤한 애플향이 퍼졌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애플파이를 연상케했다. 샌드위치도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과일을 통째로 갈아 담은 과일음료는 신선함으로 가득했다.
 뚜레쥬르는 ‘양산 빵’에 익숙했던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갓 구운 신선함’을 강조한 빵을 선보인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하이바쭝점에는 하루 700∼1000명이 방문한다고 뚜레쥬르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가 점포에 1시간 가량 머무는 동안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학생 후앙 댕(22)씨는 “종류별로 독특한 맛을 내는 뚜레쥬르 빵은 모두 맛있다. 베트남에서 최고의 베이커리로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2007년 6월 1호점을 내고 베트남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현재 34개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프리미엄 베이커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처음으로 좌석과 테이블이 있는 카페형 매장을 선보였다. 집과 직장 외에 사람을 만날 ‘제3의 공간’을 원하던 젊은이들을 파고든 것이다.
◆파리바게뜨, 베트남 현지에서 ‘모임하기 좋은 곳’으로 정평
 SPC그룹은 2012년 3월 베트남 호찌민에 파리바게뜨 1호점인 까오탕점을 오픈했다. 현재는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까오탕점이 문을 연 호찌민시 3군 지역은 현지 베이커리와 글로벌 브랜드 베이커리가 밀집돼 있는 ‘베이커리 각축장’이다.
 파리바게뜨는 70년이 넘는 SPC그룹의 제빵 기술과 노하우를 담은 300여 종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다. 다른 베이커리 브랜드 보다 3배 이상 많은 종류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주부 뜨엉(21)씨는 “파리바게뜨 빵은 뭔가 특별함이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 맛 볼수 없는 ‘쇼트케이크’, ‘타르트’, ‘페이스트리’ 등을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병푸딩(병에 담긴 우유푸딩)’은 베트남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생소한 팥빙수는 점포별 하루 평균 20∼30잔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현지 샌드위치인 ‘반미(Banh mi) 샌드위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반미(Banh mi)’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유래한 바게트 샌드위치 형태의 음식으로 구운 고기와 각종 향채(香菜)를 넣어 베트남인들이 식사대용으로 즐겨 먹는 제품이다.
 연중 무더운 날씨 탓에 딸기, 키위, 바나나 스무디는 물론 열대 과일인 망고, 코코넛, 아보카도를 활용한 스무디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화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임하기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2층 테라스는 매일 저녁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고객들의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롯데리아, 베트남 전역에서 ‘국민 버거’ 열풍 주도
  베트남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 기업은 ‘롯데리아’다.
 1998년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리아는 현재 24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 진출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중 최다 점포다. 롯데리아는 현재 베트남 전역에서 ‘국민 버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리아가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다.
 햄버거를 선뜻 식사 대용으로 사먹기 어려운 현지인들에게 완충 요소로서 친숙한 치킨을 세트 구성에 넣었던 것이 통했다. 모든 햄버거세트 메뉴에는 치킨이 포함돼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베트남의 식문화를 반영해 라이스 메뉴도 개발했다. 세트구성은 밥과 치킨, 베트남식 수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단품 보다는 세트 메뉴 구매시 풍성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한국식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이러한 발빠른 현지화를 통해 롯데리아는 베트남에서 친숙한 외식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 인기는 숫자로 잘 나타난다.
 롯데리아는 지난 2017년 베트남 진출 19년 만에 첫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배트남 진출 20주년을 맞은 지난해는 영업이익을 더욱 확대했다고 롯데리아측은 설명했다.
 김진만 롯데리아 수석은 “롯데리아는 최근 2∼3년간 수익이 잘 나지 않는 매장은 정리하고 거점 점포에 주력하는 등 내실화 다지기에 주력한 것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주효했다”며 “롯데리아를 베트남 국민 누구나 즐겨 찾는 국민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돈치킨, 베트남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등극
  지난 9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 레다이한(Le dai hanh)가에 자리 잡은 ‘돈치킨’ 레다이한점. 저녁시간이 아닌데도 1∼2층에 마련된 40여 개의 테이블은 빈좌석이 없을 정도로 고객들로 꽉 차 있었다. 각 테이블에선 고객들이 포크를 이용해 파전을 한입에 먹기 좋게 찢거나, 한손에 움켜쥔 닭다리를 입으로 뜯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매콤한 부대찌개와 김치찌개 맛을 본 서양인들은 연거푸 물을 마셔댔다.
 직장인 남(33)씨는 “간장을 이용한 찜닭과 매운 닭볶음탕 매력에 푹 빠졌다” 며 “이 곳 치킨은 먹을수록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학생 바오(21) 양은 “지난해 겨울 한국에 여행 갔을때 맛본 떡볶이를 잊을 수 없어 돈치킨을 자주 찾는다. 치즈라볶이, 치즈떡볶이, 해물치즈라볶이 등 종류별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븐구이 치킨전문점 ‘돈치킨’은 베트남에서 ‘맛집’으로 통한다.
 돈치킨은 치킨메뉴를 메인으로 돌솥비빔밥, 떡복이, 해물김치전, 부대찌개, 순두부찌개, 김치찌개, 잡채 등 다양한 한국 요리를 선보인다.
 2015년 10월 베트남에 진출한 돈치킨은 현재 21개 매장을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굽네치킨, BBQ치킨 등 국내 유명 치킨프랜차이즈들이 1∼2개 점포를 운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정민 본부장은 “올해 20개를 추가 오픈할 계획” 이라며 “현지인들의 반응이 좋아 매년 20∼30개씩 점포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돈치킨은 베트남 현지에서 성공창업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박 본부장은 “점포별로 월 5000만∼7000만원대(한화 기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현지에서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창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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