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황 모르던 아웃도어 ‘아! 옛날이여’
[기획] 불황 모르던 아웃도어 ‘아! 옛날이여’
  • 이진숙 기자
  • 승인 2019.11.0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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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마켓>

최근 LF가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사업을 접으면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얼마나 상황이 안 좋으면 국내 ‘패션공룡’인 LF가 아웃도어 사업을 포기했느냐는 위기 의식이다. LF 관계자는 “한때 연매출 2500억원을 올리던 ‘라푸마’ 매출이 최근 1000억원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며 “현재의 경기 흐름과 국내 아웃도어시장 등을 종합해보면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국민 일상복’으로 불리던 아웃도어 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브랜드가 아웃도어 패션 사업을 접고 있다. 2015년 휠라가 휠라아웃도어 사업을 접은 것을 시작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살로몬), 형지(노스케이프), 제로투세븐(섀르반), LS네트웍스(잭울프스킨) 등이 사업을 포기했다.

증권업계에선 프랑스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밀레의 한국법인인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는 무엇보다 아웃도어 브랜드 간의 경쟁 심화다. 현재 시장에는 200여개의 크고 작은 국내외 브랜드들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정된 시장에서 브랜드별로 ‘나눠 먹는’ 구조다.

특히 아웃도어 패션이 피싱(낚시), 바이크(자전거), 서핑, 헌팅(사냥) 등으로 분산된 데다 일상복으로 인기를 끌었던 등산복 자리를 골프의류와 스포츠웨어가 꿰찬 것도 원인이다.

아웃도어 시장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규모는 2014년 7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6조8000억원, 2016년 6조원, 2017년 4조7500억원으로 하락을 지속한 가운데 지난해는 4조원대로 뚝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별로 보면, 케이투코리아는 연매출이 2016년 3521억원에서 2018년 3088억원으로 줄었다. 블랙야크도 같은 기간 4267억원에서 3870억원으로 떨어졌다. LS네트웍스가 전개하는 몽벨 역시 2018년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0년대 들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갑작스럽게 커지면서 지나치게 많은 브랜드가 생겼다”며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고 가격 거품이 심해졌다. 이때부터 아웃도어 시장의 한파가 예고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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